■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
영화배우 이연걸과 방송인 서유리, 걸그룹 EXID 전 멤버 솔지 등이 ‘그레이브스병(Graves’ disease)’으로 인한 갑상선기능항진증으로 치료를 받았다. 이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자가면역질환인 그레이브스병이 일반인에게 알려지게 됐다.
그레이브스병은 혈중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수용체에 대한 자가 항체가 갑상선을 자극해 발생한다. 1835년 이 질환을 첫 보고한 영국 의사 로버트 그레이브스의 이름을 따서 병명이 정해졌다.
유럽에서는 바제도병(Basedow’s disease)으로 더 알려져 있는데, 1840년 ‘안구 내조직 비대에 의한 안구 돌출증’이라는 논문을 발표한 독일의 카를 폰 바제도의 영향이 크다.
조윤정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을 자극시키는 물질인 TSH 수용체 항체가 비정상적인 갑상선 자극 물질로 작용해 갑상선에서 지나치게 많은 양의 호르몬을 만들어 혈액 속으로 내보내는 것으로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레이브스병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전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 환경 인자(흡연, 요오드 과다 공급, 스트레스, 감염 등)에 의해 갑상선 항원에 대한 자가 관용이 깨지면서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안구 돌출이다. 이 밖에 갑상선 항진으로 인해 더위를 많이 느끼고 땀이 많이 나며 두근거림, 떨림, 피로감, 불면, 신경과민, 체중 감소, 가려움증, 잦은 배변과 설사 등이 나타난다.
여성은 생리 과다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은 대개 몇 주 혹은 수 개월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데,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는 만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 가능하지만 전체 환자의 85%가 20~60세에 발생하며,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4~8배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윤정 교수는 “일부에서는 그레이브스병과 갑상선중독증을 같은 의미로 혼용하기도 하지만, 갑상선중독증은 말초 조직에 갑상선호르몬이 과잉 공급돼 나타나는 모든 증상을 총칭하는 임상적 용어이고, 그레이브스병은 갑상선호르몬이 과잉 생산되고 분비돼 일어나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의 대표적이고 흔한 원인으로 구분된다”고 했다.
조 교수는 “갑상선중독증 중 갑상선기능항진증에 의한 경우와 이를 수반하지 않는 경우는 임상 경과도 다르고 치료법에도 다른 만큼 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레이브스병 치료는 초기 항갑상선제를 투여하는 약물 치료를 주로 시행한다. 보통 12~24개월 정도 진행되는데, 치료 후 40~70% 정도 완치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약제를 꾸준히 복용하지 않으면 치료 후에도 완치되지 않거나 재발할 때가 많아 꾸준히 약을 먹어야 한다.
항갑상선제 치료가 듣지 않거나 재발하면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방사선 피폭량이 비교적 적으므로 임신부나 수유 중인 환자를 제외하면 거의 부작용이 없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