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플러싱 주택서 아버지도 목졸리고 폭행당해
작년 연말에도 어머니 폭행혐의로 체포 전력도
정신질환 약 복용… 이사 이틀 앞두고 비극 발생
퀸즈 플러싱의 한 주택에서 20대 한인남성이 자신의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아버지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한인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뉴욕시경(NYPD) 등에 따르면 24일 오후 2시께 퀸즈 LIRR 어번데일역 인근 191가 선상 연립주택(40-24 191St) 3층에 거주하는 한인여성 조현숙(59)씨가 침실 바닥에 피범벅이가 된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가슴 부위 등 신체 여러 군데에 자상을 입은 조씨는 곧바로 뉴욕프레스비테리안 퀸즈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병원 도착 후 사망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 있던 한인남성 데니스 조(20·한국명 태호)씨를 살해 용의자로 긴급 체포했다. 용의자 조씨는 숨진 피해자의 외아들로, 경찰은 침실에서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칼을 증거품으로 확보했다.
용의자 조씨는 사건 당시 함께 집안에 있던 아버지 조모(61)씨도 구타하고 목을 조르는 등의 폭행을 가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아버지 조씨는 이 과정에서 손에 칼에 베이는 자상과 함께 목과 머리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25일 살인, 폭행, 무기소지, 호흡방해(obstruction of breathing)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용의자 조씨와 숨진 어머니간 언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무슨 이유로 조씨가 패륜 범죄까지 저질렀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웃들에 따르면 조씨 가족의 집에서는 자주 언쟁을 벌이는 소리가 들렸고,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빈번할 정도로 평소 조씨 부부와 아들간 갈등이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2월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경찰이 출동해 용의자 조씨를 어머니 조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고, 핀셋으로 발을 찌르는 등의 폭행을 가한 혐의로 체포한 일도 있었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당시 조씨는 기소됐으나 보석금없이 곧바로 풀려났다.
조씨 가족의 지인들에 따르면 용의자 조씨는 현재 세인트존스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으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조씨 가족이 출석했던 퀸즈 플러싱의 한 교회 관계자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아들 조씨는 지난 연말 어머니를 폭행한 후 체포됐다가 풀려난 뒤 병원에서 정신질환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한 것으로 안다.
접근금지명령이 내려져 한동안 부모와 격리됐다가 다시 집에 들어온 것으로 아는데 이같은 비극이 일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어머니 조씨는 10여년간 교회에 출석해 왔으며, 아들 조씨는 대학 진학 후에는 교회에 발길을 끊었다가 지난해 수련회 때 오랜 만에 교회에 나온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사건이 발생한 날은 이사를 이틀 앞둔 날이었다. 26일 인근 베이사이드로 이사를 한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고 덧붙였다.
<김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