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68.5% 달해…금리 인상에 주택 구매 대신 월세 수요 늘었지만 공급 부족
매사추세츠(32.9%), 플로리다(32.6%), 뉴욕(31.2%) 등 주택 임대료 부담 가장 커
미국에서 금리 인상과 주택 공급 부족 등으로 주택 임대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21일 무디스 애널리틱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4분기 평균 소득 대비 월세 비율이 전년 대비 1.5% 증가하면서 이 업체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30%를 찍었다.
미국 연방정부는 소득의 30% 이상을 월세로 지출하는 가구를 '월세 과부담'으로 정의하는데 이제는 미국의 평균 세입자가 이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이미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는 소득의 30% 이상을 월세로 쓰는 게 오랫동안 일반적인 현상이었지만, 전국 단위에서도 30%를 넘은 것은 많은 이들이 더는 주거비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정치매체 더힐은 평가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거듭된 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른 탓에 많은 가구가 주택 구매를 포기했고, 세입자들이 아파트로 몰리면서 아파트 월세가 급등했다.
근본적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주택 구매가격과 월세가 꾸준히 올랐다.
그러나 소득은 월세만큼 빠르게 오르지 못했다.
특히 저·중소득 가구에서는 소득 대비 월세 비율이 40%를 넘었다.
주별로는 매사추세츠(32.9%), 플로리다(32.6%), 뉴욕(31.2%) 등의 주택 임대료 부담이 가장 컸다.
소득 대비 월세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는 뉴욕으로 소득의 68.5%를 월세로 지출했고, 그다음은 마이애미(41.6%), 포트로더데일(36.7%), 로스앤젤레스(35.6%), 팜비치(33.6%) 등이다.
주거비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정부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세입자 보호와 임대 시장 감독 강화 등의 원칙을 담은 '세입자 권리장전 청사진'을 지난달 발표했으며, 재무부는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세입자를 돕기 위해 6억9천만달러를 지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