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속 대형은행들 떠나자 커뮤니티 은행들에 기회로
■ 모기지 시장 구도 바뀌나
미 금융계에서 로컬 커뮤니티 은행들의 주택금융 부문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부동산 침체로 웰스파고와 체이스 등 대형 은행들이 모기지 마켓을 떠나는 추세 속에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인 은행들은 일부 소형 은행들만 적극적으로 모기지 랜딩에 나서는 등 주택금융 영업 부분에는 은행 규모별로 온도차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한인 금융권의 전략 변화가 주목된다.
■모기지 대출 온도차
현재 한인 은행들의 주택 모기지 대출 영업은 은행들별로 큰 온도차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한인 은행들이 모기지 랜딩을 취급하고는 있지만 주로 소규모 은행들에서 더욱 적극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는 반면 일부 은행들에서는 오히려 모기지 부서를 정리하는 등 각기 다른 경영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현재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은 ‘홈 모기지’ 대출, PCB 은행와 오픈뱅크는 ‘홈 론’ 대출 서비스를 하고 있고, US메트로 은행과 신한아메리카도 모기지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US메트로는 지난해 주택금융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모기지 사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주류 은행권에서는 커뮤니티 뱅크들이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텍사스 샌안토니오에 기반한 프로스트 뱅크는 최근 모기지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다. 지역 언론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프로스트 뱅크는 과거 2000년 마지막 주택담보대출을 하고 관련 서비스를 중단했는데 23년 만에 다시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필 그린 프로스트 뱅크 행장은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많은 고객들이 모기지 서비스를 찾고 있다”며 “우리는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곧 활황을 보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프로스트 뱅크는 최근 모기지 대출 파트 직원도 80명 신규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은
로컬에 기반한 커뮤니티 은행들이 모기지 진출에 적극적인 이유는 최근 시장이 무주공산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침체로 빠져들면서 연말에는 모기지 신규 신청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다. 상황이 안 좋아지자 대형 은행들은 관련 인력을 대규모 구조조정하면서 시장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JP모건체이스는 모기지 직원 수백명을 정리해고 했다. 여기에 더해 주택금융시장의 전통적인 강자인 웰스파고도 시장 침체와 당국의 규제 문제로 모기지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모기지 사업 특성상 커뮤니티 은행들이 유리한 측면도 있다. 프로스트 뱅크의 경우 모기지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면서 신규 지점 개설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필 그린 행장은 “고객과 더 깊은 간계를 형성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주류 은행들의 경우 전국적으로 지점을 줄이는 트렌드이기 때문에 모기지와 관련해 대면 영업 확대는 힘들어진 상황이다. 한 번에 큰 돈이 오가는 모기지 거래 특성상 은행과 고객의 신뢰 구축이 필수라는 점에서 이는 장애가 될 수 있다.
■전망은
한인 은행들에서는 모기지 사업이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동안 한인 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CRE)에 집중된 대출로 높은 성장세를 이뤄왔는데 모기지 시장은 중장기적으로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시장은 침체기가 분명하기 때문에 당장 수익화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한 한인 은행 관계자는 “그나마 이뤄지는 거래도 재융자 중심”이라며 “당분간은 큰 기대를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모기지 시장 플레이어가 은행 외에 다양해진 것도 주목해서 봐야 하는 사안이다. 다른 한인 은행 관계자는 “점점 더 많은 모기지 수요자들이 IT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 금융 플랫폼을 활용한다”며 “이는 은행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