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물가상승폭 다시 확대…12월 CPI 하락서 상승으로 기대 인플레도 예상외 높아
인플레이션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예고대로 하락 일변도가 아닌 울퉁불퉁(bumpy)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물가 하락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여전히 상승 추세인 것으로 개정된 데다 14일 발표가 예고된 1월 CPI는 다시 상승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연방 노동부는 지난해 12월 CPI를 전월 대비 기존 -0.1%에서 0.1%로 개정했다. 지난 10일 나온 이번 변경은 CPI 전월 대비 상승률을 계산할 때 적용하는 계절조정계수에 대한 연간 정기 업데이트 결과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개정은 물가가 곧 가라앉을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보다 디스플레이션(인플레이션 둔화)이 초기 단계라는 연준의 시각을 뒷받침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눈은 1월 CPI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계속될지에 쏠리고 있다. 결과에 따라 연준의 긴축 강화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물가와의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일부의 전망보다 금리를 더 높이, 더 오래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월가는 1월 CPI가 전월 대비 0.5% 올라 12월(0.1%)보다 상승폭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근원 CPI 전망치도 0.4%로 전월과 같이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관측이다. 다만 전년 대비로는 12월(6.5%)보다 완화한 6.2%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미국의 휘발유 가격과 중고차 가격이 주요 상승 요인”이라며 “만약 근원 물가가 다시 꿈틀댄다면 연준은 3월 FOMC에서 금리 전망치를 높일 수 있다”고 봤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오르는 점도 시장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2월 미시간대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4.2%로 시장 전망치(4.0%)를 상회하며 전월(3.9%)보다 상승했다. 5년 전망치는 2.9%로 전월과 동일하지만 이 역시 낙관적인 예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블랙록의 리서치 부문 전략가 웨이 리는 “인플레이션이 4%로 내려가는 것과 달리 3% 아래로 가기는 어렵다”며 인플레이션이 향후 5년간 3.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드라마틱한 인플레이션 탈출 시나리오는 적어도 잠시 숨을 고르게 될 전망이다. 이번 주 발표될 1월 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그동안 기대하던 만큼 빠르고 일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시장에 일깨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도 이어지게 되는데 총 8명이 11차례에 걸쳐 외부 발언에 나설 예정이다. 여기에서 매파 발언들이 쏟아질 경우 이미 인플레이션 낙관론이 줄어들기 시작한 시장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