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탈 에너지·셰브론 등 작년 순익 전년의 2배로
세계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투자에는 소극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CNN에 따르면 BP·셰브런·엑손모빌·셸·토탈에너지 등 5개 에너지 회사는 지난해 총 1,993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토탈에너지는 지난해 순이익이 205억 달러로 전년 대비 28% 늘었다. 러시아 시장 철수를 결정하며 입은 손실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362억 달러로 1년 새 두 배나 불어났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미국의 2위 석유기업 셰브런이 전년의 두 배가 넘는 365억 달러 규모의 연간 조정 순이익을 발표했다.
하지만 석유기업들의 호실적을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CNN은 “2020년 팬데믹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큰 손실을 입었던 에너지 산업이 극적인 전환을 맞았다”며 “하지만 이 같은 호실적이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석유회사 등이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에 대해 ‘횡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말 “석유 기업들이 가격을 낮추지 않으면 초과이익에 대해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할 것”이라며 횡재세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미 영국, 독일, 핀란드 등은 관련 과세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이들 기업의 투자에 대해 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너지 기업들이 막대한 수익의 대부분을 주주 배당금에 사용하고 정작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재생에너지 투자에는 소홀하다는 주장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 매켄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적으로 석유와 가스에 대한 자본 지출은 ,4700억 달러에 달했다.
CNN은 “파리기후협약에 따른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화석연료 투자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경고에도 주요 석유회사들이 석유와 가스 자원 개발에 수십 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