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빅이벤트 앞두고 가전업계 할인경쟁 치열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수퍼보울’이 이번 주말로 다가오면서 수퍼보울 시청자들을 겨냥한 대형 스크린 TV 판매 및 식음료 업계의 수퍼보울 마케팅이 피치를 올리고 있다.
이번 일요일인 12일 오후 3시30분부터 폭스 TV(채널 11)으로 생중계되는 NFL 캔자스시티 칩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 간 제57회 수퍼보울을 앞두고 그동안 TV를 중심으로 전자업체들의 판매가 늘어났고 이제는 게임 당일 외식업체들이 큰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7일 TV 디스플레이 전문 매체 디스플레이데일리에 따르면 주요 유통업체들이 수퍼보울을 앞두고 TV 판매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월마트의 경우 한국 삼성전자의 65인치 QD-QLED 모델을 1,77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당시 할인 가격과 같은 수준이다. 원래 가격에서 500달러 정도 낮은 것으로 수퍼보울에 맞춰 대거 판매 행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월마트는 수퍼보울 시즌을 앞두고 삼성 OLED TV를 어느 때보다 낮은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 중이다.
가전업계와 유통업체가 수퍼보울을 대목 시즌으로 삼는 것은 올해 둔화한 경기 탓도 있다. 디스플레이데일리에 따르면 최근 TV에 들어가는 패널 가격은 전반적으로 지난해 중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량 하락한 이후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이 떨어진 것인데 올해 경기 침체로 TV 판매의 본격적인 부진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가격 할인을 해서라도 TV 재고를 소진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수퍼보울 특수는 경기 당일로 향해갈수록 커질 전망이어서 식음료 업체들의 기대감도 키우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LA를 홈으로 하는 램스가 수퍼보울에 진출하면서 축제 분위기가 나타났는데 올해는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다수의 풋볼 팬들이 주말 가게를 찾을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LA 한인타운에서도 상당수의 주점과 스포츠바 등이 오는 12일 영업 시작 시간을 앞당겨 수퍼보울 경기 시간인 오후 3시30분보다 더 빨리 업소 문을 열고 고객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타운 내 치킨과 피자집들도 당일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 치킨집 관계자는 “주요 스포츠 경기 때 치킨 주문이 평소보다 2배는 많다며 ”12일 열리는 게임은 초대형 경기인 만큼 매상이 평소보다 훨씬 낫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대의 마케팅 전쟁이 치러지는 수퍼보울 광고 시장은 올해도 완판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수퍼보울 중계사인 폭스 TV에 따르면 올해 수퍼보울 광고는 대부분이 30초짜리가 600만 달러 이상에 팔렸고, 최고 판매가는 30초에 70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AP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수퍼보울까지만 해도 가상화폐 업체들이 대거 광고에 참여했으나 올해는 FTX 파산 등 여파로 거의 사라졌고, 그 자리는 주류·식품 업체 등 전통적인 수퍼보울 광고주들이 채웠다.
버드와이저로 유명한 앤하이저-부시를 비롯해 하이네켄, 디아지오, 레미 마르탱, 몰슨 쿠어스 등 주류 기업과 과자와 초콜릿 등의 식품 업체, 할리웃 영화 제작사와 스트리밍 기업, 기아 등 자동차 회사가 수퍼보울 광고에 나선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