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후 PC 수요 급락
금리인상과 경기 불확실성에 직면한 미국 테크업계의 감원 물결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는 6일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전체 인력의 약 5%를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현재 델이 13만3,000명을 고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고 대상자는 6,65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제프 클락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사내 메모를 통해 “시장 상황이 불확실한 미래로 계속해서 약화하고 있다”면서 “이보다 더 어려운 결정은 없겠지만 장기적인 (기업) 건전성과 성공을 위해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델은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직원 출장을 제한한 것은 물론 외부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삭감했으나 “이제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클락 COO는 밝혔다.
아울러 클락 COO는 판매, 고객지원, 상품개발, 엔지니어링 등 회사 조직을 재정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PC 제조업으로 유명한 델은 팬데믹 기간 급증했던 PC 수요가 확 가라앉은 여파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보다 28.1% 급감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금리인상과 팬데믹 이후 과도하게 몰렸던 테크 수요가 진정된 여파로 최근 빅테크 기업들도 속속 대량 해고를 발표하고 있다.
최근 두 달여 동안 아마존은 1만8,000명,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1만2,000명, 마이크로소프트는 1만 명, 세일즈포스는 7,000명을 각각 해고한다고 잇따라 밝혔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에서 불고 있는 감원 칼바람으로 빅테크에서만 최소 7만 명 이상의 직원의 해고가 이뤄진 것으로 추산됐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플랫폼스는 작년 1만1,000명의 해고 계획을 밝혔다. 테슬라 또한 대규모 정리해고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직원 중 10%를 감축한다고 말했다. 이는 약 6,000명의 직원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