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구직자 마음 악용…개인정보·금전요구 ‘신호’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실적 악화로 테크 기업들이 비상 경영의 일환으로 기업의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감원 열풍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테크 기업에서 해고된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취업 사기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허위 구인 광고에 가짜 기업 웹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구직자의 애타는 마을을 악용해 금전이나 민감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수법을 활용하고 있어 온라인 취업 사기 범죄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릿저널(WSJ)은 온라인을 활용한 취업 사기 범죄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 취업 사기 범죄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미국 내 기업들이 온라인 비대면 방식으로 직원을 선발하기 시작하면서 크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따르면 2019년에서 2021년 3년 동안 온라인 취업 사기 범죄는 10만4,000건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온라인 취업 사기로 인한 피해 금액도 늘어 2019년 1억3,300만달러에서 2021년에는 2억달러를 넘어설 만큼 크게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경기 침체에 대응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감원이 줄을 이으면서 테크 기업에서 해고된 구직자들이 온라인 취업 사기의 주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마존이 무려 1만8,000명 이상의 인력 감원에 나섰고,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도 1만1,000여명의 해고를 단행했으며, 트위터 3,700명, 세일즈포스 8,000명, HP 6,000명 등도 인력 감축에 나섰다. 테크 기업의 인력 감축으로 구직자들이 쏟아지다 보니 온라인 취업 사기범들은 이들을 주된 범죄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취업 사기범들은 합법적인 기업체를 모방한 가짜 웹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허위 구직 정보를 올린 다음 이를 보고 지원하는 구직자들에게 접근해 유리한 취업 조건을 내세우며 구직자의 소셜번호와 은행계좌와 같은 민감한 개인 정보와 물품 구입을 위한 금전을 요구해 돈을 갈취하는 수법을 이용하고 있다.
온라인 취업 사기의 급증으로 링크드인이나 인디드와 같은 합법적인 구인구직 웹사이트 운영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온라인 취업 사기범들이 올려 놓은 가짜 구인 공고가 급증하면서 이를 걸러내 차단하는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링크드인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만 사기 취업으로 의심되는 계정을 2,000여만개를 분류해 삭제했다. 이는 1년 전 1,500만개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인디드도 자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계정 1,000여만개를 역시 삭제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