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T 등 주류 은행들 고금리 예금 출시 잇따라
고금리 시대에 맞춰 주류 은행들을 중심으로 연 수익율이 4%가 훌쩍 넘는 예금성 상품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올라간 금리에 맞춰 이자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것인데 불경기를 앞두고 조금이라도 더 이자를 챙기려는 고객들의 은행 갈아타기도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인 은행들 입장에서는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난해 말 3% 후반까지 조정한 상품 이자를 더 올려야 할지 고민해야 할 상황이다.
5일 은행 업계에 따르면 주류 은행들 가운데 4%를 넘어 거의 5%에 달하는 연 이자율을 제공하는 금융기관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CIT뱅크는 최근 연 이자율(APY)이 4.75%인 18개월 만기 CD 상품을 내놓았다. 1만 달러를 맡기면 매년 475달러를 챙길 수 있는 것인데 각종 세액을 공제하더라도 매우 높은 수익률이다. 해당 상품은 인터넷으로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도 높다. 이외에도 팬피드 크레딧유니언이 4.35%의 18개월 만기 CD 상품을 판매하는 등 고금리 상품은 찾아보면 많다.
주류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예금성 상품 이자율을 올리는 것은 유동성 확보 차원으로 분석된다. 올해 경기 침체 가시화로 금융기관들 입장에서는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데 대출 자산의 부실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예금 확보가 중요하다. 특히 최근 들어서 인터넷 은행의 활성화로 고객들의 충성도가 낮아지면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이자 예금 상품으로 자금이 이탈하는 경우가 늘었다. 결과적으로 은행 입장에서는 시장 트렌드에 맞춰 이자율을 높이지 않으면 고객들을 빼앗겨 손해를 보게 된다.
한인 은행들도 지난해 말 예금 이탈을 막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뱅크오브호프, CBB뱅크, US메트로 뱅크는 시장 상황에 맞춰 이자율이 올라가는 ‘스텝업 CD’를 출시했고 다른 은행들도 CD 상품의 이자율을 높였다. 대표적으로 현재 한미은행의 18개월 온라인 CD 상품 이자율은 3.8% 수준이다.
한 한인은행 업계 관계자는 “은행간 예금 유치 경쟁이 지난해 중반부터 매우 치열해졌다”며 “영업 지점을 중심으로 고객에 맞춰 이자율을 더 올려주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인 고객 입장에서는 만기를 자동 연장하는 것보다 이자율을 비교해보고 새로 상품을 가입하는게 좋다.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예금성 상품 외에 투자할 곳이 없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특히 과거에는 높은 금리로 유혹하는 은행들이 체킹 계좌를 따로 만들거나 개인 정보 제공, 다른 상품 동시 가입 등 복잡한 조건을 내걸었지만 최근에는 이와 같은 번거로운 절차들도 많이 사라진 편이다. 리스크 헷지를 위해 예금 자금이 필요한 은행들이 자신들의 필요성 때문에 조건들을 없앤 것이다.
한인 은행들도 고객 유치를 위해 예금성 상품 이자율을 더 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에는 한국어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면서 예금에 더해 체킹계좌와 자산관리 및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탑 마케팅을 고수한 측면이 있는데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