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은행 회사매각 검토
한 가상화폐 전문은행이 세계 3대 코인거래소였던 FTX의 파산 신청 여파로 81억 달러 규모의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에 직면하면서 회사 매각을 검토하고 나섰다.
캘리포니아주의 디지털자산 은행 실버게이트 캐피털은 5일 81억 달러의 예금 인출 요구에 대응해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실버게이트가 공개한 작년 4분기 실적 예비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3개월 동안 가상화폐 관련 예금이 68% 감소했고, 뱅크런을 해결하기 위해 7억1,800만 달러의 손해를 보고 일부 자산을 매각했다. 또한 비용 절감 차원에서 회사 직원의 40%에 해당하는 200명을 해고했다.
실버게이트 경영진은 컨퍼런스콜에서 회사가 더 큰 금융기관의 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매각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장중 45% 넘게 폭락해 11달러대로 주저앉았다.
실버게이트는 FTX를 비롯해 코인베이스, 제미니 등 주요 가상화폐 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디지털 자산을 달러와 유로로 바꿔 보관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 은행은 2021년 가상화폐 가격 급등에 힘입어 순항하는 것처럼 보였으나 지난해 코인 가격 급락과 FTX 사태를 맞으며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또 파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진 가상화폐 대부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트레이딩이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5일 제네시스가 전체 직원의 30%를 정리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제네시스의 대변인은 “유례없는 도전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인력을 줄여야 한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면서 “정리해고는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코인 가격 폭락과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여파로 경영상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 6월 코인 가격 폭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본 가상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우스에 24억 달러 상당의 코인을 빌려줬다가 거액을 물렸다.
이에 따라 제네시스는 지난해 8월 당시 전체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260명을 정리해고하고, 최고경영자였던 마이클 모로가 사임했지만, FTX가 파산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 제네시스는 FTX 계좌에 1억7,500만 달러의 자금이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제네시스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투자를 유치하려고 했지만 실현되지 않아 제네시스가 파산 신청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