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에 차에 갇힌 가족들 구하려다 6t 제설차에 치여
가슴에 중상입어 두 차례 수술…"고마워요" '병상 셀카' 올려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호크아이'를 연기한 미국 할리우드 배우 제러미 레너(51)가 폭설 피해 이웃을 구하려다 크게 다치게 된 사연이 공개됐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 등은 레너가 폭설로 차 안에 갇힌 운전자들을 돕기 위해 자신의 제설차를 동원해 차를 견인하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3일 보도했다.
이 배우의 친구이자 네바다주 리노시 시장인 힐러리 시브는 "사고 당시 레너가 눈 속에서 발이 묶인 사람을 돕고 있었다"며 "그는 언제나 남을 돕는다"고 말했다.
와슈 카운티 보안관은 레너가 자신의 리노시 집 근처 도로에서 차 안에 갇혀 있던 한 가족을 구하려고 제설차를 몰았다고 밝혔다.
레너는 차량을 견인한 뒤 운전석에서 내렸는데 제설차가 미끄러져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이를 멈추려고 다시 운전석에 오르려다 6t이 넘는 제설차에 치이고 말았다.
레너의 대변인에 따르면 레너는 폭설이 내린 새해 첫날 가족과 함께 리노 인근 별장에 머무르고 있었다.
사고 당시 리노 일대에는 15∼30㎝의 눈이 내렸고 일부 지역은 최대 45㎝ 적설량을 기록했다.
폭설로 도로 곳곳이 막혀 레너를 구조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최초 911 신고는 1일 오전 9시 조금 전에 들어왔으며 약 30분 만에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다. 레너는 헬기로 병원에 이송됐다.
이 사고로 가슴 부위를 크게 다친 레너는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한때 중태로 알려졌으나 의식을 되찾고 상태가 호전돼 병원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라고 그의 대변인은 전했다.
레너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병상에서 찍은 '셀카'를 올려 걱정하는 팬들에게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멍든 얼굴에 환자복을 입은 모습의 레너는 함께 남긴 글에서 "자판을 치기에는 상태가 영 엉망진창"이라면서 "여러분들의 친절한 메시지에 감사하다. 모두에게 사랑을 보낸다"고 적었다.
1971년생인 레너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의 '호크아이' 역할로 유명한 배우다. 영화 '허트 로커'와 '타운'으로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