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에 가스관도 얼어
북극발 한파가 강타한 미국에서 핵심 전력 공급원인 천연가스 생산 시설이 타격을 받아 전력 수급 상황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일일 가스 생산량이 역대 최대 폭으로 떨어진 가운데 일부 지역은 폭등한 난방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값비싼 원유까지 동원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겨울 폭풍(폭탄 사이클론)으로 일부 사업장이 운영을 중단하고 가스관 내 액화가스가 얼어붙으면서 미국 본토에서 지난 23일 기준 일일 천연가스 생산량이 전일 대비 약 10%(100억 세제곱피트) 줄었다고 25일 전했다. 이는 최근 10년래 최대 감소 폭이다.
블룸버그는 “반면 미국 내 천연가스 수요는 2019년 초 이후 최대 수준으로 급증한 상황”이라며 이번 한파에 따른 최대 정전 피해 지역인 북동부 뉴잉글랜드(매사추세츠·코네티컷·로드아일랜드·버몬트·메인·뉴햄프셔 등 6개 주)에서는 24일 천연가스 발전량이 전체 전력 수요의 15% 수준에 그치고 석유 발전량은 40%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이 지역은 통상 1년 중 최대 폭염·혹한기에 백업용으로만 원유를 사용해왔다”며 부족한 발전량을 석유로 충당하는 상황은 “전력사가 폭풍에 대응해 필사적으로 전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전기 공급 업체인 ISO뉴잉글랜드는 24일 한때 1단계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거래 업체 측에 전력 소비량 절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전력 현물가(비상 시 타 업체나 지역으로부터의 전력 구매가)는 상한가인 ㎿h(메가와트시)당 2,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주 동시간대 가격은 ㎿h당 30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