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은 수정체(카메라 렌즈에 해당)가 불투명해지는 질환이다. 혼탁해진 수정체는 빛을 퍼지게 만들어 시력을 떨어뜨리고 시야를 흐리게 한다. 수정체 혼탁이 심할수록 시력 저하가 심해지고 눈부심이나 물체가 여러 개로 보이는 증상(복시)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환자들은 밝은 곳에서만 시력이 더욱 저하되는 주맹(晝盲)을 겪기도 한다.
백내장은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대표적 눈 질환으로 노화로 발생하는 노인성 백내장이 가장 많다. 따라서 50세가 넘으면 별다른 이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세극등 현미경 검사를 시행하면 대부분 백내장이 관찰된다. 하지만 최근 젊은 층에서도 백내장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져 나이를 불문하고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백내장은 비만 인구 증가에 따른 당뇨병 증가, 다양한 신체 활동에 따른 눈 외상 등이 주요 요인이다. 또한 무분별한 스테로이드 안약 사용이나 근시, 안과 수술, 포도막염 등도 백내장 원인일 수 있다.
김동현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교수는 “노화 뿐만 아니라 자외선 노출, 흡연 등 환경적 요인도 백내장의 주요 원인이며 국내에서 겨울철 높아지는 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은 상대적으로 백내장 유발에 끼치는 영향이 적다”고 했다.
김동현 교수의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 기반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오존 농도가 0.003ppm 증가할수록 백내장 유병률 13% 줄었다.
오존층이 자외선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대기 중 오존이 외부로부터 눈에 유입되는 자외선을 차단해 백내장 발병률을 낮춘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백내장 유발에 자외선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동현 교수는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 사용량이 늘면서 눈 피로도가 쌓이면 백내장을 유발하지는 않지만, 안구건조증이 심해지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겨울철 악화되는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전자기기 사용 시간을 줄이거나 틈틈이 눈 피로를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백내장을 예방하려면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외출 시 모자나 선글라스를 착용해 눈에 자외선이 노출되는 경로를 차단하고 금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작업 중이나 레저 활동 중에 눈을 보호하기 위한 보안경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백내장은 일단 생기면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해결을 위해서는 수술이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안약 등을 사용해 백내장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이미 생긴 백내장을 없앨 수는 없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에 2~3㎜의 작은 구멍을 내어 혼탁한 수정체를 초음파로 제거한 후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