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에 최근 하향
경기 침체 우려에 월가가 전망하는 한인 은행 내년 실적 전망치가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한인 은행 수장들이 신년사에서 ‘비상 경영’을 선포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13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한인 선두 은행 뱅크오브호프의 지주사 호프뱅콥에 대한 월가 예상 내년 순이익 전망치는 주당순이익(EPS) 기준 1.7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순이익 전망치 1.83달러보다 3.8% 부진한 것이다. 호프뱅콥에 대한 월가의 실적 전망치는 최근 빠르게 하향 조정되고 있다. 불과 두 달 전에만 해도 내년 순이익 전망치는 EPS 기준 1.82달러 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졌다. 이 기간 올해 실적 전망치도 1.85달러에서 1.83달러로 조정됐다.
월가의 실적 기대감이 낮아진 곳은 한인 은행 중 뱅크오브호프 뿐만이 아니다. PCB의 경우 지주사 PCB 뱅콥의 두 달 전 내년 순이익 전망치가 EPS 기준 2.88달러였는데 최근 2.65달러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오픈뱅크의 지주사 OP뱅콥의 2023년 순이익 전망치도 2.19달러에서 2.02달러로 하향 조정됐다. 남가주 상장 한인은행 중에서는 한미은행이 유일하게 지주사 한미파이낸셜의 내년 순이익 전망치가 두 달 전 2.96달러에서 최근 3.11달러로 올라갔다.
한인 은행들의 내년 실적 수준이 낮아진 것은 당면한 경기 침체 탓으로 분석된다. 경기 둔화가 나타날 경우 금융권은 피해를 직접 받는 것은 아니지만 각종 대출 수요 감소와 채무 부실 리스크 증가로 실적이 나빠질 수밖에 없다. 주류 은행들도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은 한인 은행들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으로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내년 실적 전망치는 현재 EPS 기준 3.69달러로 세 달 전(3.76달러)보다 하락한 상황이다.
위기를 맞은 한인 은행들이 내년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도 주목된다. 당장 새해가 시작되면 한인 은행 수장들이 신년사를 발표하는데 당면한 경기 침체에 대한 언급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실제 지난해와 올해 신년사에서도 한인 은행 수장들은 가시지 않은 팬데믹 리스크를 진단하며 비대면 경제로의 전환과 기준 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전략 수립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 한인 은행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우려를 포함한 거시 경제 요인은 늘 주목해서 보고 있는 사안”이라며 “다양한 비용 절감 방안을 마련하는 등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