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점이나 약국 매대에서 프리바이오틱(prebiotic)라는 보충제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분말, 젤리, 알약, 음료의 형태로 나와 있는 이 보충제는 소화를 개선하고 면역 체계를 강화하며 혈당을 낮추는 등의 역할을 한다고 쓰여있다. 시장조사 기관 그랜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프리바이오틱스 시장은 2022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약 1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변비, 과민성 대장증후군, 위산 역류 및 염증과 같은 장 질환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리바이오틱스는 정확히 무엇일까? 과연 건강을 위해 복용할 필요가 있을까?
장내 유익한 미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과는 다른 새로운 보충제
과일·채소 등 섬유질 풍부한 식단이 더 좋을수도
■프리바이오틱스란
사람들은 종종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를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와 혼동한다. 후자는 김치와 요구르트 같은 식품, 또는 건강 보조제에 들어있는 살아있는 미생물이다.
그러나 프리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한 미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로 녹색 바나나, 아스파라거스, 아티초크, 마늘, 양파, 보리 및 밀기울과 같은 섬유질이 풍부한 식품에서 찾을 수 있다.
스탠포드 대학의 미생물학 및 면역학 교수인 저스틴 L. 소넨버그는 프리바이오틱 보충제에는 일반적으로 인간이 소화할 수 없는 정제된 유형의 식이섬유가 포함되어있다고 설명하고, 프리바이오틱스의 주요 목적은 장이 활동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유익한 박테리아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생물군집이 왕성하면 당뇨병 및 비만과 같은 상태의 위험이 감소하는 등 다양한 건강상의 이점을 갖게 된다. 클리블랜드 클리닉 어린이병원의 소아 위장병학 미생물 연구원인 게일 크레시에 따르면 프리바이오틱과 프로바이오틱는 때때로 하나의 보충제로 함께 포장돼있다. 그리고 일부 섬유보충제(fiber supplements)도 프리바이오틱스로 간주된다는 것이 소넨버그 박사의 설명이다.
■프리바이오틱스가 장에 도움이 되나
많은 소규모 연구에서 보충제 및 식품 형태의 프리바이오틱스는 장 염증 조절, 변비 완화 및 전반적인 소화 건강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프리바이오틱스에 대한 연구는 프로바이오틱스에 대한 연구보다 적으며, 결과도 엇갈리고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2018년 헛배 부름을 유발하는 위장 장애를 가진 44명 대상의 시험에서 연구자들은 프리바이오틱 보충제의 복용과 저 포드맵 식단(low-FODMAP diet)을 따르는 것을 비교하여 증상을 줄이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조사했다. (포드맵은 소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아 과민성 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종류의 탄수화물(발효당, 올리고당, 이당류, 단당류, 당알코올)로, 저 포드맵 식이는 이런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식이요법을 말한다.) 4주 후의 결과는 두 방법 모두 똑같이 효과적이었다.
또 다른 2018년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프리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 신바이오틱스(synbiotics,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의 혼합물) 및 항생제의 효과에 대한 수십 개의 연구를 검토했다. 그들은 프리바이오틱스 단독으로, 또는 프로바이오틱스와 조합해도 이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혜택을 주는 연구를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 33건의 무작위 대조 시험에 대한 후속 2020년 검토에서도 유사한 결론에 도달했다.
크레시 박사는 프리바이오틱 보충제가 배변활동을 더 규칙적으로, 자주, 제대로 촉진함으로써 변비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몇 가지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의 동물 영양학 교수 켈리 스완슨도 실제로 변비가 있는 경우 프리바이오틱스가 완화제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완슨 박사는 또 프리바이오틱스가 면역 체계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예비 연구도 있지만 그 증거는 결정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특정 프리바이오틱스가 장내 미생물군집에서 미생물의 양과 활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했는데 프리바이오틱스는 장내 박테리아를 유익한 방식으로 “확실히 수정”한다고 말했다.
존스 홉킨스 메디신의 조교수인 닥터 리즈와나 차우더리는 프리바이오틱 보충제 복용과 관련하여 심각한 위험을 보여주는 데이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또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나 설사와 같은 상태를 치료할 때 프리바이오틱스가 유익하다는 증거 또한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에게 프리바이오틱스 보충제를 권장한 적이 결코 없다고 말했다.
위장병 전문의인 N.Y.U. 그로스만 의과대학의 부교수 닥터 리사 간주도 이에 동의했다. 보통 사람은 프리바이오틱스를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그녀는 복용하는 일부 사람들은 약간의 이점을 느끼기도 하지만 일부는 배변이 변하고, 더 많은 개스와 팽만감을 느끼는 등 악화된 증상을 느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스완슨 박사는 이러한 보충제는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일반적으로 부작용이 거의 없다고 말하고, 일부 사람들은 복용 후 더 많은 헛배 부름과 묽은 변을 경험할 수도 있는데 특히 프리바이오틱스를 권장량보다 많이 복용하는 경우 그렇다고 설명하면서 하루에 5g을 넘지 말라고 제안했다. 닥터 크레시는 보충제가 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말라며 프리바이오틱스를 먹는다고 나쁜 식단에서 구제해주지는 못한다며 “마법의 총알은 없다”고 강조했다.
■프리바이오틱스를 대신할 수 있는 것
소넨버그 박사는 장내 유익한 박테리아에 영양을 공급하려면 보충제보다 과일과 채소를 많이 포함한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따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매일 1파운드의 아스파라거스를 먹으라는 말은 아니고, 설탕이 든 페이스트리 대신 견과류와 딸기를 얹은 오트밀과 같은 건강한 선택으로 바꾸면 장내 좋은 박테리아의 번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스완슨 박사는 조언했다.
미국심장협회는 하루에 적어도 25~30g의 식이섬유를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 목표에 도달하려면 매일 최소 5서빙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고, 매 끼니 최소 1인분의 통곡물을 먹으라는 것이 UC샌프란시스코 전문가들의 제안이다. 수프와 샐러드에 콩류를 추가하거나 스무디에 치아씨(chia seeds)를 넣으면 섬유질 섭취를 늘릴 수 있다.
흰밥 대신 현미밥을 먹고, 시리얼을 살 때는 1서빙 당 5그램의 파이버가 들어있는 제품을 구입하는 등 작은 식단의 변화가 프리바이오틱 약을 먹는 것보다 장 건강에 더 좋은 효과를 미친다는 것이 스완슨 박사의 조언이다.
<By Dani Bl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