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검진 977만명 분석…"젊을 때 대사증후군 막아야 대장암도 예방"
50세 미만 연령대에서 대장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복부비만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와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공동 연구팀(진은효, 이동호)은 2009∼2010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성인 977만 명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이 50세 미만 대장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2019년까지 추적 관찰한 결과 이런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9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소화기학'(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발표됐다.
대사증후군은 허리둘레(남자 90㎝, 여자 85㎝ 이상), 공복혈당(100㎎/dL 이상), 혈압(수축기 130/이완기 85㎜Hg 이상), 중성지방(150㎎/dL 이상), 고밀도 콜레스테롤(남자 40㎎/dL, 여자 50㎎/dL 미만) 중 정상 범위를 벗어난 항목이 3개 이상일 때를 말한다.
연구에서 50세 미만 대장암 발병률은 0.15%(8천320명)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50세 미만 중 대사증후군에 해당하는 사람은 정상인 사람보다 대장암 발병 위험이 20%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은 복부 비만이었다.
연구팀은 심한 복부비만(허리둘레 기준 남성 100㎝, 여성 95㎝ 이상)이 있는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도가 53%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도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도 대장암 위험도는 45%까지 상승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50세 미만의 대장암이 좌측(원위부) 대장과 직장에 발생할 위험이 각각 37%, 32% 높은 특징도 관찰됐다.
연구팀은 대사증후군에 관여하는 인슐린 저항성, 만성 염증,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아디포카인(adipokine) 등이 대장암의 조기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진은효 교수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조기 발병하는 대장암과 대사증후군의 연관성을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젊을 때 대사증후군 발생을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대사증후군이 있다면 적절한 선별 검사를 받는 게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