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서 21세 되기 전 두 번 우승한 선수는 우즈 이후 26년 만에 처음
9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우승, 2개월 만에 2승 고지에 오른 김주형(20)은 “꿈이 현실이 되는 기분”이라고 벅찬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시상식을 마친 뒤 PGA투어 공식 회견에서 김주형에게는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교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PGA투어에서 21세가 되기 전에 두 번 우승한 선수는 1996년 우즈 이후 26년 만인데다 김주형의 상승세가 20세 때 우즈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김주형은 우즈 이후 26년 만에 21세 이전에 두 번 우승한 선수가 됐다는 소식에 “굉장하다”면서 “몇 달 전에만 해도 PGA투어 정식 회원도 아니었는데 벌써 두 번 우승하고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우상인 우즈와 비교되는 게 믿기지 않는다. 영광이고, 꿈이 현실이 되는 기분”이라고 기뻐했다.
김주형은 그러나 우즈와 비교는 아직 멀었다며 몸을 낮췄다.
그는 “아직 나는 가다듬어야 할 게 많다. 약점도 많고 고쳐야 할 게 많다”며 “타이거(우즈), 로리(매킬로이), 저스틴 토머스 등에 비하면 이제 시작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열심히 연습하겠다”고 밝혔다.
김주형은 대회를 앞두고 감기 기운이 있었지만, 코스를 꼼꼼하게 파악하고 연습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대회 전에 감기 기운이 있어서 연습 라운드는 이틀 동안 9홀씩 나눠 돌았다.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코스를 파악하고 연습했다”는 김주형은 “연습 라운드 때 코스가 나와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코스가 눈에 잘 들어왔고, 전략을 잘 짜면 이번 주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세계랭킹 4위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와 챔피언조 맞대결에서 완승한 김주형은 “마치 프레지던츠컵에서 싱글 매치를 하는 기분이 들긴 했지만, 애써 그런 생각은 떨쳤다”면서 “이 코스에서는 누구든지 타수를 많이 줄일 수 있다. 내 게임 플랜에 집중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우승과 상관없이 샷에 집중하고 내 계획대로 경기하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 우승을 할 수 있어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강조했다.
캔틀레이에 앞서다 두 차례 공동선두를 허용했던 김주형은 “패트릭 같은 선수와 경쟁을 할 때는 2타차 리드는 아무것도 아니다. 자신에게 ‘내 게임 플랜에 집중하자’고 계속 말했다”면서 “마지막 홀에서 운이 나한테 왔던 것 같다. 패트릭은 이번 주에 정말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음을 알렸다.
김주형은 특히 “옆에 조(캐디)가 있어서 든든했다. 게임 도중에 계속 이점을 상기시켜줬다. 그래서 차분히 게임을 할 수 있었다”고 캐디의 고마움을 표시했다.
지난 8월 임시 회원 신분으로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PGA투어에 입성한 김주형은 “(두 달 동안) 믿을 수가 없는 일들이 벌어졌다. 임시회원이 되고, 첫 우승 하고, 플레이오프에서 뛰었고,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했다”고 지난 2개월을 돌아봤다.
이어 “최선을 다해서 경기했을 뿐이다. 그리고 이 분주한 시기를 즐기려고 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리고 계속 우승하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이날 우승 퍼트를 마치고 18번 홀 그린에서 임성재, 김시우, 이경훈 등 한국 선수들의 축하를 받은 김주형은 “형들이 함께 우승을 축하해줘서 정말 기뻤다. 나를 위해 18번 그린에서 기다려줘서 정말 고마웠다. 형들이 있는 건 정말 특별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