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도시의 주택 렌트비가 17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고물가에 신음하는 세입자에게는 고통스러운 시기가 아닐 수 없다. 치솟는 렌트비를 보면 내 집 마련의 꿈은 물 건너간 것만 같다. 렌트비 내기도 버거운 데 주택 구입에 필요한 돈을 어디서 마련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당장 필요하지 않은 지출부터 줄여야 한다. 그런 다음 한 푼이라도 더 마련할 수 있는 수입이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세입자들이 고 렌트비 시대에서도 간단한 방법으로 추가 수입을 올리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목돈 디파짓 대신 매달 소액 내는 디파짓 보험
룸메이트 구해 렌트비 분담하면 절약 효과 커
◇ ‘캐시 백’ 크레딧 카드
50대 도시의 중위 렌트비가 1,879달러로 치솟았다. 뉴욕 등 대도시의 침실 1개짜리 아파트 렌트비는 이미 4,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수천 달러가 넘는 렌트비를 내기 때문에 재테크 전략이 필요하다. 체크나 은행 자동 이체 방식으로 렌트비를 납부하는 방식이 가장 일반적이다. 하지만 캐시 백이 제공되는 크레딧 카드로 렌트비를 납부하면 가만히 앉아서 짭짤한 ‘공돈’이 손에 들어오는 효과가 발생한다.
크레딧 카드로 렌트비를 낼 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일부 건물주는 크레딧 카드로 렌트비를 받을 때 추가 비용을 부과하기도 한다. 따라서 임대 계약서에 서명할 때 추가 비용 여부와 금액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고물가에 최근 크레딧 카드 사용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매달 수천 달러에 달하는 렌트비를 크레딧 카드로 납부한 뒤 크레딧 카드 사용액을 기한 내에 결제할 수 있을 때만 이 방법이 적합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이자 폭탄’을 맞아 오히려 손해가 발생한다.
◇ 디파짓 보험
임대 계약을 맺을 때 첫 달치 렌트비와 별도로 디파짓을 납부해야 한다. 디파짓은 임대 기간 중 세입자에 의해 발생한 건물 훼손이나 결함에 대한 수리비 청구 목적으로 미리 요구되는 금액이다.
디파짓 금액은 일반적으로 한 달 치 렌트비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고 세입자의 자격이 미달하면 두 달 치까지 요구할 수 있다. 월 렌트비가 3,000달러라면 첫 달치 렌트비 외에도 6,000달러에 달하는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꽤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디파짓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디파짓 보험 업체가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디파짓 보험 업체에 매달 소액의 보험료를 납부하면 보험 업체가 건물 훼손 발생 시 수리를 보상하고 세입자는 수천 달러의 디파짓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리얼터닷컴이 소개한 디파짓 보험 업체 ‘라이노’(www.sayrhino.com)는 웹사이트를 통해 우편번호와 디파짓 금액에 따라 달라지는 보험료 견적을 제공하고 있다. 디파짓 보험은 아직까지 건물주에게 생소한 개념이다. 따라서 임대 조건을 협상할 때 건물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 ‘호스트 투 오운’(Host To Own)
주택 일부 공간을 임대해 마련된 추가 수익으로 내 집 마련에 필요한 다운페이먼트를 마련하는 방법도 있다. 남는 침실이 있다면 장기 또는 단기로 임대할 수 있고 차고나 지하실 공간을 창고 용도로 임대해 비용을 받기도 한다.
임대 주택 일부 공간을 다른 사람에 재임대하려면 건물주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하고 임대 계약서에도 명시되어야 한다. 또 관할 시 정부의 임대 주택 관련 규정이 재임대를 허용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재임대를 희망하는 세입자와 건물주를 연결해 주는 업체도 등장했다. 리얼터닷컴이 소개한 ‘로프티엄’(www.loftium.com)은 이른바 ‘호스트 투 오운’(Host To Own) 프로그램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로프티엄은 별채가 딸린 주택 건물주와 세입자를 대상으로 ‘에어비앤비’ 방식의 단기 임대를 중개하는 업체다. 단기 숙박객이 별채를 사용하기 때문에 세입자에게는 큰 불편이 없고 대신 월 최고 1,000달러까지 렌트비 할인 조건을 제공받는다.
◇ 렌트비 싼 교외 지역으로 이사
코로나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자가 급증했다. 그 결과 도시 탈출 러시가 발생했고 교외 지역 주택 구입이 크게 늘었다. 주택 렌트비 역시 도심보다 교외 지역이 훨씬 저렴하다. 팬데믹 이전 도심 렌트비가 교외 지역보다 평균 12%나 비쌌고 대도시의 경우 격차가 더 컸다.
재택 근무자로 교외 지역 주택을 임대하는 경우 도심 주택의 비싼 렌트비를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타주나 타 도시로 이사가 가능하다면 더 높은 금액의 렌트비를 절약할 수 있다. 리얼터닷컴의 조사에 따르면 50대 도시 중 렌트비 상위 5개 도시의 렌트비는 하위 5개 도시의 2.5배에 달했다.
◇ 룸메이트 구하기
1인 세입자라면 침실 1개짜리 아파트 또는 스튜디오 형태의 임대 주택보다는 침실 2개짜리 아파트를 고려해 볼 만하다. 침실 2개짜리 아파트를 구해 룸메이트와 공동 임대 계약을 맺을 경우 렌트비를 크게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형태의 임대 주택 중 스튜디오와 침실 1개짜리 아파트의 렌트비 상승세가 가장 가파르다.
혼자 살면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는 것이 장점이지만 높은 렌트비를 혼자 부담해야 한다. 반면 침실 2개짜리 아파트를 공동 세입자와 함께 임대하면 스튜디오나 침실 1개짜리 아파트 렌트비보다 훨씬 저렴하다. 또 각종 유틸리티 비용과 인터넷 서비스 요금도 분담할 수 있어 비용 절약 효과가 크다.
◇ 유틸리티 사용 줄이기
노동 통계청에 따르면 미국 가구는 2020년 한 해 연평균 4,158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유틸리티 비용으로 지출했다. 필요한 유틸리티는 반드시 사용해야겠지만 불편을 감수하고 유틸리티 사용을 조금만 줄여도 비용 절약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단독 주택보다 아파트나 콘도미니엄과 같은 다가구 주택을 임대도 고려해볼 만하다. 다가구 형태의 주택에 적용되는 유틸리티 요금이 단독 주택보다 낮아 유틸리티 비용 절약 효과가 크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