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예방·면역 강화 입증
결핵 예방을 위해 1900년대 초에 개발된 BCG 백신이 인체 면역체계를 강화해 코로나19를 비롯한 다른 전염병 예방에도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 보도했다.
최근 의학 전문지 ‘셀 리포트 메디신’에 발표된 논문을 보면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반인 2020년 1월부터 제1형 당뇨병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BCG 백신 접종력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유행 이전에 최소 3번 이상 BCG 백신을 맞은 96명 중에서는 단 1명(1.04%)만이 코로나19에 걸렸고, BCG 위약(가짜약)을 여러번 접종한 48명 중에서는 6명(12.5%)이 확진돼 대조를 이뤘다.
논문 주저자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데니즈 파우스트만 박사는 “시험은 소규모였지만 결과는 모더나와 화이자가 만든 (코로나19용)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들만큼 극적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당뇨 환자들이 많이 겪는 방광 감염, 독감과 감기, 기도 감염, 부비강 감염 등이 크게 줄어든 것도 확인했다”며 “BCG 백신이 숙주(인체)의 면역 반응을 더 기민하고 준비된 상태로 재설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만성 대사질환인 1형 당뇨병 환자들은 감염병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이뮤놀로지’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확인됐다.
해당 연구는 폐 질환과 같은 건강 문제가 있는 그리스인 성인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BCG 백신이 코로나19 감염률을 3분의 2 수준으로 낮추고 다른 호흡기 질환 감염률도 감소시키는 결과가 도출됐다.
임상시험 연구단장인 호주 멜버른 대학의 나이절 커티스 교수는 “백신에 의도치 않은 효과가 있다는 점에는 논란이 없다”면서도 “그 효과가 얼마나 깊은지나 임상적 효능을 뜻하는지 등은 규명해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과학자들은 BCG 백신이 더 보편적이고 넓은 범위의 병원균을 막아낼 가능성에 주목, 현 코로나19 예방보다는 다음에 닥칠 감염병 대유행에 대응할 방안을 찾는 방향으로 연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