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경기침체 우려에 리스크 전이 방지 차원
경기침체 시 금융기관으로의 리스크 전이를 막기 위해 은행 합병 관련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실 관리 차원에서 부채 관련 심사가 까다로워지는데 한인 은행들의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RB·연준)는 경기 침체 현실화를 대비해 은행 합병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냐뷰 논의 중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일선 채무자들의 신용 위기가 은행 파산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금융기관의 채무 성격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기준에 미합할 경우 M&A를 불허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관련 규제는 그동안 대상에서 제외 됐던 커뮤니티 은행과 리저널 뱅크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M&A 관련 규제는 최근 새로 취임한 마이클 바 연준 금융감독담당 부의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바 부의장은 지난달 19일 취임한 직후부터 관련 논의를 진행해 왔다. WSJ에 따르면 연준 내부에는 지난해까지 금융업계의 트렌드였던 은행 M&A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문제를 다시 촉발할 도화선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특히 팬데믹 기간 연방정부의 지원책으로 수익성을 높인 은행들이 다수의 M&A를 했는데 관련 부실이 올해와 내년에 터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진행 중인 은행 합병의 경우 연준이 불허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WSJ에 따르면 US뱅콥은 MUFG 유니언 뱅크를 M&A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데 당초 완료 목표였던 6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수 은행들의 인수·합병이 연준의 통과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최근 흐름은 갈수록 부정적인 상황이다.
연준의 M&A 규제 강화는 한인은행들의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한인 선두 은행인 뱅크오브호프만 봐도 그동안 다수의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워 지금의 위상을 확립했다. 또한 한인은행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준수한 실적을 이어와 M&A 실탄으로 사용할 자금도 충분한 상황이다.
남가주에 본점을 둔 6개 한인 은행들은 지난해 4분기 사상 최고인 1억1,700만달러를 기록한 후 1분기(1억1,190만달러)에 이어 2분기(1억539만달러)에도 순익이 줄었지만 여전히 1억달러가 넘는 선방한 기록을 내놓았다. 한 한인은행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은행 수익성이 떨어지는 구간에서 자산 가치가 떨어진 매물이 낳오면 M&A를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