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6조달러 첫 돌파, 카드빚도 20년래 최대폭 ↑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2분기 미국인들의 카드빚이 20여년 만에 최대폭으로 늘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CNN 비즈니스 등이 보도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미국의 카드 부채는 2분기에 8,90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000억 달러) 늘었다. 이는 1999년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율이었다. 카드 부채는 전분기 대비로는 5.5%(460억 달러) 늘었다.
뉴욕 연은은 “차입금 증가의 상당 부분은 물가 상승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카드빚 증가는 인플레이션을 따라잡기 위한 소비자들의 고군분투를 반영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1%로 40여년 만의 최고치를 보인 바 있다.
새로 크레딧카드를 발급받은 미국인들도 많았다. 크레딧카드 신규 계정은 2분기에 2억3,300만개 늘어 2008년 이후 가장 많이 증가했다. 크레딧카드 계좌의 총한도액도 1,000억 달러 증가한 4조2,200억 달러로 10여 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뉴욕 연은은 다만 크레딧카드 연체율이 다소 늘었으나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전체 미국 가계부채는 2분기에 역대 최대 규모인 16조2,000억 달러로, 전분기보다 2%(3,120억 달러)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하면 약 2조 달러 증가한 액수다.
가장 많이 늘어난 대출은 모기지 대출이다.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모기지 대출이 2,070억 증가한 11조3,9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어 크레딧카드 대출이 460억 달러 늘어 두 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자동차 대출(오토론)도 330억 달러 증가해 1조5,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가계 빚이 늘어난 직접적 원인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지목된다. 뉴욕연은은 “2분기 물가 상승의 여파로 모기지 대출과 크레딧카드 대출·자동차 대출 등의 잔액이 크게 늘어났다”며 “가격 상승이 늘어난 대출의 상당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 대차대조표는 전반적으로 견실한 상황”이라면서도 “금리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오름에 따라 비우량 대출자나 저소득층 대출자들 사이에서 연체율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CNN은 “미국인들이 높은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크레딧 카드 빚이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 연체율은 소폭 오르는 수준에 그쳤다. 크레딧카드와 자동차대출 등의 연체율이 0.5%포인트 늘었고 모기지 대출 연체율도 0.7%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뉴욕연은은 “부채가 연체로 전환되는 비율이 모든 부채 유형에서 증가했지만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