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행 펠로시 호위 작전 돌입, 미 항모전단 남중국해로 급파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으로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하원의장 ‘보호’를 명분으로 항모전단을 대만 해역 인근으로 급파하자, 중국은 정찰은 물론 지상 폭격도 가능한 무인기를 대만 상공으로 띄워 응수했다. 대만도 중국군의 침투에 대비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시행 중이다.
2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무장 무인정찰기(TB-001)는 지난 25일 중국 본토에서 남중국해 진출의 관문 격인 바시 해협을 거쳐 대만 해협으로 출격했다.
꼬리가 2개 달린 전갈을 닮았다고 해서 ‘쌍꼬리 전갈’로 불리는 TB-001은 최대 35시간 동안 6,000㎞를 비행할 수 있는 장거리 중고도 무인기다. 유도폭탄(FT-7)과 공대함 미사일(AR-4), 공대지 미사일(FT-8D)을 탑재하고 있어 ‘정찰’과 ‘공격’ 능력을 모두 갖췄다.
해당 무인정찰기는 대만 해협 중간선을 따라 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를 돌았다. 섬 주변에 ‘원형’ 항적을 그리며 사실상 ‘포위 비행’을 한 것으로 TB-001이 대만 해협에서 이 같은 비행을 실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만이 중국 무장 무인정찰기의 이런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대만 군 당국은 당일 중국의 Y-8 초계기와 J-11 전투기가 대만 남서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으나 TB-001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대만 언론이 하루 뒤인 26일 “중국 무인정찰기가 대만 북동쪽과 남서쪽 상공 등을 비행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대만 군 당국이 아닌 일본 방위성 발표를 인용한 것이었다. 중국 무인정찰기가 자국 상공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알고도 의도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러한 사실과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대만군의 방공 시스템에 큰 허점이 드러났다”며 “중국군의 압도적 우위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대만 해협에서의 무인정찰기 활동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에 대한 ‘경고성 시위’로도 해석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에 “중국 군대는 절대 (펠로시의 대만행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전날 국방부 대변인의 경고를 언급하며 “중국인은 한다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