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수익률 전년 대비 -10%p 감소
주택을 구입해 수리한 후 단기간에 더 높은 가격으로 되파는 ‘플리핑’(Flipping) 판매의 불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플리핑 거래량은 늘어났지만 정작 되파는 데 따른 이익은 크게 감소해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부동산 정보업체 ‘애톰 데이터 솔루션스’는 올해 1분기에 단독 주택과 콘도미니엄의 플리핑 판매량은 11만4,706채로 전체 주택 거래량의 9.6%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단독 주택과 콘도미니엄의 플리핑 거래량은 늘어나 지난해 4분기에 비해 6.9%나 상승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서도 플리핑 거래량은 4.9%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플리핑 거래량은 늘어났지만 그에 따른 투자 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는 것이다.
올해 1분기 플리핑 거래에 따른 투자 이익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38.9%에서 크게 줄어들어 25.8%로 급락했다. 1분기만 놓고 보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이익률이다.
플리핑 판매의 최대 강점이 단기 차익의 극대화라는 점에서 보면 플리핑의 수익 감소는 부동산 투자자들에게는 일종의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플리핑 투자에 따른 이익률이 쪼그라든 데는 무엇보다 플리핑을 할 수 있는 물건, 즉 매물이 크게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6%대로 급등한 것이 컸다. 3% 금리로 구입한 주택을 6%라는 고금리를 감수하면서까지 매물로 내놓기는 쉽지 않은 게 시장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는 여파가 쉽사리 가라 앉지 않고 있는 데다 주택 건설에 필요한 각종 자재 가격이 크게 올랐다.
건설 현장에 필요한 인력난도 더해지면서 주택 리모델링에 소요되는 비용이 급등한 게 수익 악화로 이어진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사실 플리핑 투자에 빨간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였다. 미국 최대 온라인 부동산 판매업체인 ‘질로우’는 지난해 11월 주력으로 밀어오던 플리핑 사업에서 철수했다. 질로우는 당시 플리핑 사업의 실패로 5억6,900만달러의 매출 감소와 함께 관련 직원의 25%를 해고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앞으로 2~3차례 ‘자이언트 스텝’으로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비치고 있어 모기지 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플리핑의 투자 이익 하락세 역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플리핑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해 비정상적인으로 주택 시장을 과열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 기간 내에 주택을 되팔면 판매 수익에 대해 플리핑 투자자들에게 고액의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캘리포니아 주의회에 상정되어 있어 플리핑 사업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