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직장인들 설문 응답, 물가 급등에 현금 부족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미국의 물가가 급등한 탓에 미국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현금 부족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 연봉자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3분의 1 이상이 먹고 사는 데 모든 수입을 다 쓰고 있어 인플레이션에 미국인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
27일 경제매체 CNBC는 미국 최대 개인 간(P2P) 대출 기업인 ‘렌딩클럽’이 5월에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미국인 1억5,000만명에 해당하는 58%의 직장인들이 ‘하루 벌어 하루 사는’(paycheck-to-paychek)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4월 조사 때에 기록한 61%에 비해 다소 줄어는 것이지만 1년 전 54%에 비해서는 증가한 수치다.
렌딩클럽의 애뉴 나야 재정건전부문장은 “미국 소비자들이 지난 몇 년 간 서로 다른 요인들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재정 어려움이 완화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삶은 고액 연봉자라고 해서 피할 수는 없는 현상이다.
컨설팅업체 윌리스 타워스 왓슨의 조사에 따르면 연봉 25만달러 이상인 직장인 가운데 ‘하루 벌어 하루 산다’는 직장인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윌리스 타워스 왓슨의 또 다른 조사에서 연봉 10만 달러 이상의 직장인 중 36%가 1달이면 급여를 다 소진해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9년 조사 때보다 2배나 늘어난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급여를 생계 수단으로 삼고 있는 미국 직장인들의 삶이 팍팍해진 데는 살인적인 수준으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물가다. 이번 설문 결과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보다 8.6%나 급등해 지난 1981년 12월 이후 최대폭 상승을 기록한 이후에 나왔다는 점이 그 근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개솔린, 식료품, 집값 등이 두자리수대의 동반 상승으로 미국 직장인들의 실질 소득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미국 직장인들이 급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물가 상승률에 크게 못미쳐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직장인들이 현금 부족에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삶을 지속하다 보니 신용카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뉴욕연방준비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인들의 신용카드 결제액은 총 8,410억달러로 전년보다 증가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