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잠정 판매지수 99.9, 전월 대비 0.7%↑
모기지 금리가 급등하면서 부동산 시장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거래가 진행되고 있는 주택 판매량이 5월에 예상 밖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모기지 이자율이 급상승하면서 미리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몰린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전반적인 거래량 하락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27일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달 잠정주택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0.7% 상승한 99.9를 기록했다. 잠정주택은 매매 계약은 성사됐지만 최종 대금 지급이 완료되지 않은 주택을 의미한다. 잠정주택판매지수는 이를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이하면 판매 부진을, 이상이면 판매 활성화를 뜻해 부동산 시장의 선행 지표로 기능한다.
올해 들어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이에 따른 모기지 금리 급등 현상이 나타나자 최근 부동산 시장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지난달 잠정주택판매지수가 소폭 올라간 것으로 나온 것은 의외라는 평가다.
잠정주택판매지수가 5월 증가한 이유는 모기지 이자율 상승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 30년 모기지 기준 평균 금리가 6%에 달할 정도로 올라가자 전반적으로 시장이 침체하는데 역설적으로 이자율이 더 오르기 전에 주택을 사려는 매수세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로렌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전월 대비 잠정주택 판매가 약간 증가했지만 주택 시장은 분명 전환기를 겪고 있다”며 “빠르게 상승한 모기지 금리 때문에 주택 계약은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월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100을 하회하는 만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부진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실제 주택 시장에는 둔화 조짐이 각종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8.6% 감고한 541만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팬데믹 이후 최저치다. 지난 몇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데다 모기지 이자율이 최근 빠르게 오르자 매수세가 실종된 탓이다.
이 결과 집주인들 중 판매 가격을 낮추는 비중도 늘고 있다. 부동산리스팅전문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달 LA 시장 전체 주택 매물의 16.2%는 최근 리스팅 가격이 하락 조정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해당 수치가 7.5%였던 것을 고려하면 두 배 넘게 증가해 1년 만에 시장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그동안 천정부지로 오른 주택가격에 변곡점이 나타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 급락한 증시처럼 부동산 시장도 지나치게 과열된 만큼 버블 붕괴를 피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LA의 남부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헤더 프레샤 에이전트는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연말 즈음에 가면 주택 시장은 전반적인 가격 하락세로 바이어들이 주도권을 갖는 모습으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