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타깃, 갭, 아메리칸 이글 아웃핏 등 미국 소매업체들이 소비자에게 환불은 해주면서도 반품은 하지 말라는 '고육책'을 검토 중이라고 미국 경제매체 CNBC가 26일 보도했다.
연료 가격 상승과 공급망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운동복, 봄철 재킷, 후드티, 정원용 가구, 부피가 큰 아동용 장난감에 이르기까지 재고가 쌓여 보관도 어렵고 보관 비용도 만만치 않아서다.
소매업계 컨설팅 기업인 SRG의 임원인 버트 플리킹어는 "이는 현명한 전략"이라면서 "소매업체들이 전례가 없는 수준의 초과 재고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통상 반품받은 제품은 재평가를 거쳐 상태가 양호하면 이전 가격 또는 그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장에 다시 내놓을 수 있다.
또는 반품을 수리한 뒤 더 저렴하게 팔거나 국내외 재판매 업자에게 넘겨도 된다.
그러나 이런 모든 반품 처리에는 추가 비용이 든다.
플리킹어는 "판매 금액 1달러 당 소매업체의 순이익은 1∼5센트지만, 반품 1달러 어치 당 소매업체의 처리 비용은 15∼30센트"라고 지적했다.
월마트, 아마존, 로우스 등을 대신해 연간 1억달러(약 1천285억원)가 넘는 반품을 처리해주는 업체 고티알지(GoTRG)의 스티브 롭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재고를 늘리지 않는 반품 처리의 방법이 있다면 그건 바로 '반품 없는 환불'이라고 언급했다.
롭 COO는 반품 없는 환불 정책을 택한 소매업체를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올해 들어 고티알지의 고객사들이 이 정책을 100%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매업체들이 대폭 할인을 통해 재고를 소진하려 하지만, 할인율이 높아질수록 우선 대량으로 샀다가 나중에 환불을 받으려는 구매자가 늘어 결국 반품 증가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롭 COO는 '반품 없는 환불'은 아마존에서 이미 수년 전에 시작됐던 정책이라면서, 소매업체가 반품 배송비를 부담해야 하는 가구·주방 가전·실내장식 용품, 의자·보행기·유모차와 같은 부피가 큰 저가 품목 유형에 적합하다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