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된 간암에 복강경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복강경 수술은 전통적인 개복(開腹) 수술을 하지 않고, 최소 부위만 절개해 배 속을 카메라로 들여다보면서 하는 수술이다.
간암이 재발하면 첫 수술 때 간 모양이 바뀌거나 쉽게 주변이 협착돼 개복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복강경 수술을 해도 수술 경험이 풍부한 간담췌외과 의사가 환자 상태를 신중히 평가한 뒤 조심스럽게 시도해 왔다.
김종만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간암센터 이식외과 교수팀은 “재발 간암 크기가 3㎝ 이하이고, 최초 발병 부위에서 반대쪽에 재발하면 첫 수술을 개복 수술을 해도 복강경 수술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간암센터 이식외과 전문의 4명이 2017~2019년 간암이 재발해 수술이 필요했던 환자 50명을 분석했다. 25명은 복강경 수술을 받았고, 25명은 개복 수술 환자였다.
연구팀은 환자 특징과 예후를 ‘역확률 치료 가중치(inverse probability of treatment weightingㆍIPTW)’로 비교 분석했다.
환자 평균 나이는 61세로, 암 병기나 미세 혈관 침윤 정도, 간문맥 침윤 정도, 간경변 정도 같이 수술 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요소 차이는 별로 없었다.
다만 개복 수술을 받은 환자의 암 크기가 1.9㎝로,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1.5㎝)보다 상대적으로 컸다.
연구팀이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와 개복 수술을 받은 환자의 전체 생존율을 3여 년에 걸쳐 추적한 결과, 두 그룹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무진행 생존 기간을 따로 분석했을 때 개복 수술보다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의 수술 성적이 월등히 높았다.
환자들의 평균 재원 일수도 복강경 수술이 평균 5.5일로 개복 수술 환자의 재원 기간(9.3일)보다 짧았다.
그만큼 환자가 수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뜻이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지만 수술 시간도 복강경 수술이 평균 125분으로, 개복 수술(168분)보다 40여 분 가까이 덜 걸렸다.
수술 도중 출혈 역시 복강경 수술은 140mL였던 데 비해 개복 수술은 212mL로 차이가 났다.
수술을 집도했던 이식외과 연구팀은 복강경 수술이 적합한 환자로 재발한 간암의 크기가 3㎝ 이하이고, 최초 발병 부위 반대편에 발병하면 수술이 더 쉬웠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