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국수 등 곡물 비중 낮추고
단백질은 생선·해산물·두부로
탄수화물·단백질·지방 5:2:3
혈당·콜레스테롤 치수 낮아져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질환인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가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2주간 지속하면 상태가 크게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한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 후 공복 혈당과 총 콜레스테롤 수치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이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칼로리 제한 지중해식 식단이 한국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의 혈중 지방 상태에 미치는 영향 분석’이라는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20년 4월∼2021년 5월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 92명을 대상으로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의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인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눈 후 2주 간 한 그룹엔 칼로리 제한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 다른 그룹엔 일반 음식을 제공했다. 다음 2주엔 두 그룹이 식사 종류를 서로 바꿔 먹도록 했다.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가 5:2:3으로 구성됐다. 일반 음식보다 탄수화물·밥·국수 등 곡물 비율은 낮추고, 생선·해산물·두부를 사용해 단백질을 공급했다. 또 지방 함량은 높이되 필수 지방산인 불포화지방 비율은 높이고 포화지방 비율은 낮췄다.
이번 연구에서 칼로리를 제한한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를 한 사람은 일반 식사를 한 사람보다 총 콜레스테롤과 저밀도(LDL) 콜레스테롤, 공복 혈당, 공복 인슐린 수치 등이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총 콜레스테롤 수치와 LDL 콜레스테롤 수치는 각각 16㎎/dL·9㎎/dL 떨어졌고, 만성 염증 상태를 나타내는 백혈구 수치도 많이 감소했다.
이지원 교수는 “칼로리 제한 한국형 지중해식 식사는 혈중 지방 프로필을 개선해 이상지질혈증 치료를 도울 뿐만 아니라 만성 염증을 억제하고, 인슐린을 개선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효과적임을 확인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했다.
지중해식 식사가 혈중 지방 프로필을 개선한 것은 식사에 오메가3, 오메가6, 오메가9 지방 등 혈관 건강에 도움 되는 불포화지방이 많은 반면, 혈관 건강에 해로운 포화지방이 적은 것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뿐만 아니라 지중해식 식단 구성 시 채소량을 늘려 식물성 스테롤(phytosterol)과 식이섬유를 통해 담즙과 체내 콜레스테롤 배출을 증가시킨 것도 기여했다.
지중해식 식사를 국내에서도 ‘집밥’으로 간단히 먹는 방법이 있다. 지중해식 식단을 우리 국민이 평소 즐겨 먹는 식재료로 바꾼 ‘메디쏠라’ 식단이 그것이다. 한국형 지중해식 식단 제품은 한 끼 식사로, 400㎉ 제품으로 구분돼 있다.
김형미 연세대 임상영양대학원 겸임교수는 “한국형 지중해식 식단 제품을 선택하면 현대인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건강 비율로 맞춘 음식을 일정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특히 현대인에게 가장 문제가 되면서 혈관·뇌 건강에 필요한 필수 지방을 균형 있게 섭취할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돋보인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영양학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