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접종 거부’ 주장
직원을 상대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공공 기관과 기업이 많다. 그중 일부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접종을 거부하는 직원에게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미국인들은 이 같은 예외 규정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여론 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달 미국 성인 1만 441명을 대상으로 종교를 지닌 일부 직원 대상 코로나 백신 접종 예외 규정을 두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조사 결과 백신 접종 거부를 위한 종교적 이유가 단지 핑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반대 생각을 가진 미국인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조사에서 약 67%에 달하는 미국인은 종교적 신념을 내세워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맞지 않으려는 직원은 종교를 단지 백신 접종 거부를 위한 핑곗거리로만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반면 백신 접종 거부 직원의 종교적 신념이 진실한 것으로 본다는 미국인은 31%에 불과했다.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직원은 해고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있지만 대다수의 미국인은 해고까지는 필요 없다는 관대한 입장을 보였다. 미국인 중 65%는 회사 측의 코로나 백신 접종 규정에도 불구하고 종교적 이유로 백신을 거부하는 직원에게 여전히 일자리 기회는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반면 미국인 중 32%는 일자리 유지를 원하는 직원은 종교적 신념에 상관없이 회사의 백신 접종 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지지 정당과 교단에 따라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직원에 대한 생각에 큰 차이를 나타냈다. 공화당 지지자와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코로나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있는 대표적인 두 그룹이다. 공화당 지지자의 경우 약 42%만 백신 접종 거부 직원 종교적 신념을 진실한 것으로 판단했고 절반이 넘는 55%는 핑곗거리에 불과하다며 진정성에 의구심을 보였다.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 중에서도 약 52%가 종교적 신념과 상관없이 직원이라면 회사의 백신 접종 규정을 따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 같은 생각은 민주당 지지자와 무교인 사이에서 훨씬 많았다. 백신 접종 거부를 위한 종교적 신념은 핑계일 뿐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가진 민주당 지지자는 77%에 달했다. 종교가 없는 미국인 역시 10명 중 7명 이상이 종교인들의 백신 접종 거부 이유에 대해 탐탁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백신 접종 거부 직원의 해고 여부와 관련, 공화당 지지자가 민주당 지지자에 비해 너그러운 입장을 보였다. 공화당 지지자 중 82%는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더라도 회사 측이 해당 직원을 해고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약 52%만 회사의 해고를 반대했고 나머지 약 46%는 일자리 유지를 원하는 직원은 반드시 백신 접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가 직원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미국인들의 의견이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다. 회사가 백신 접종을 독려하되 의무화해서는 안 된다는 미국인이 44%로 가장 많았고 백신 접종 의무화에 찬성하는 미국인은 약 29%였다. 회사가 백신 접종 판단을 전적으로 직원에게 맡겨야 한다는 미국인도 약 27%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