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엔 이미 여행 금지령…상하이 주재 미 영사관 직원 자진출국도 허용
미국 정부가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와 자의적인 방역정책 집행을 이유로 중국 여행 자제령을 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이날 미국 국무부는 중국 여행 경보 3단계(여행 재고)를 발령하고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지린성, 상하이 등을 여행 자제 지역으로 권고했다.
지난달 1일 미국은 홍콩을 여행 경보 최고 단계인 4단계(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한 바 있다.
국무부는 "부모와 아이가 분리될 위험성이 내포된 코로나19 관련 규제 때문에 미국인들은 홍콩과 지린성, 상하이로 여행을 가서는 안된다"고 발표했다.
이어 "중국과 홍콩 정부가 시행하는 코로나19 무관용 정책은 여행과 공공 서비스 접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며 "모든 여행객은 도착한 뒤 정부가 지정한 장소에 최소 14일간 격리돼야 할 준비를 해야 하며, 격리 도중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매일 같이 받고 밖으로 나가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리·시설·검사·치료 등의 기준이 미국의 기준과 상당히 다를 수 있다며 홍콩에서 양성이 나온 아동들이 부모와 떨어져 격리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콩에서는 환자 폭증에 따른 병상 부족 속에 일부 병원에서 코로나19에 걸린 어린 자녀를 부모와 함께 지내지 못하게 하는 사례가 발생해 비판이 제기됐다.
아울러 미 국무부는 상하이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긴급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직원과 그 가족에게는 자진 출국을 허용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지린성과 상하이 등지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해 봉쇄 조처가 내려진 상태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8일 집계된 일일 신규 감염자 수는 2만5천71명으로 상하이에서 2만3천624명, 지린성에서 954명이 보고됐다.
2천500만명이 거주하는 상하이는 지난달 28일부터 13일째 봉쇄 중이다. 지린성은 지난달 11일부터 봉쇄돼 주민 2천400만명의 외부 출입이나 이동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중국은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는 다른 국가와 달리 신규 감염자 수를 '0'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로 코로나'를 고수한다.
이에 따라 봉쇄 조치나 대규모 코로나19 검사 등 고강도 방역 정책을 이어가며 주민 피로감도 커진 상황이다.
국무부는 홍콩과 관련해서는 2020년 도입된 국가보안법을 가리켜 "현지 법의 자의적인 적용으로 인해 홍콩 여행을 재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