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기후변화 직격탄
아프리카 인구의 4분의 1 이상이 굶주림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 국제적십자사(ICRC)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면서 분쟁, 기후변화, 식품 및 연료 가격 앙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3억4,600만명 정도는 심각한 식량 불안정에 직면해 기아를 경험했을 수 있다. 이는 2017년 이후 최악의 위기로, 지난해 해당 수치는 2억8,600만명이었다.
도미니크 스틸하트 ICRC 글로벌운영국장은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일하고 있는 많은 나라에서 심각한 식량 불안정 상황은 이미 사람들이 무장 분쟁에 영향을 받은 터라 기근 같은 상황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지역의 내전이 2년간 계속되면서 수백만 명이 기근 유사 상황과 마주했고 인접 지역에도 기아 위기가 조성됐다. 최근 잇단 쿠데타와 이슬람 급진세력 준동에 시달리는 서아프리카 지역은 10년 만에 최악의 식량위기 직전에 있다고 옥스팜 등 11개 국제구호단체가 이날 경고했다고 dpa통신 등이 전했다. 현재 부르키나파소, 말리, 니제르, 나이지리아 등에서 2,700만명 이상이 배고픈 고통을 겪고 있고 오는 6월까지 3,8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40% 더 많은 수치다.
분쟁 상황에 있는 여러 나라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후변화의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
남수단과 소말리아가 그 대표적인 예다. 남수단은 인구의 70% 이상이 자연재해와 무장 분쟁으로 올해 지독한 기아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됐다.
소말리아의 90% 정도가 가뭄 피해를 봤다고 스틸하트 국장은 말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올해 비가 내리지 않으면 5세 이하 140만 명이 극심한 영양실조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아프리카 수단 상황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분쟁지역인 서부 다르푸르에선 하루 한 끼만 아이들에게 먹이고 가뭄에 학생들이 학교를 중퇴해 생계를 돕는데도 끼니를 잇는데 허덕이고 있다.
수단은 경제난에 이미 980만명이 식량 불안정을 겪고 있고 가뭄으로 560만 명이 추가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우려했다. 수단 주민들에게 재난이 한꺼번에 닥치는 ‘퍼펙트 스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수단은 지난해 10월 쿠데타가 일어난데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물가 상승이 살림에 큰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수단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밀 수입량의 87%를 충당하고 있고 서아프리카 6개국은 30∼50%를 수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