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호프 케빈 김 행장
CPA 겸 법조인 출신 한인은행계 새역사
그가 걸어가는 길이 곧 한인 은행의 역사다.
전국 54개 지점에서 약 1,500명의 직원을 둔 자산규모 179억 달러의 수퍼 리저널 뱅크 최고 수장인 그는 한인사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기도 하다. 최근 5년 임기 연장 재계약으로 2027년 3월까지 뱅크오브호프를 더 이끌게 된 케빈 김 행장 이야기다.
재계약 후 김 행장은 본보와 인터뷰에서 “끊임 없는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한인 커뮤니티에 특별히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감회를 밝혔다.
지금은 한인 금융계의 거인으로 우뚝 섰지만 그도 한 때는 빈 손으로 미국에 건너온 청년이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76학번으로 영어와 국제무역을 공부한 그는 한국이 아닌 먼 타국에서 꿈을 키웠다. 그리고 그는 미국에서 기회를 잡을 준비가 돼 있었다.
미국 최고의 경영대학원 중 하나인 UCLA 앤더슨 스쿨에서 MBA 과정을 수료한 후 공인회계사(CPA)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1993년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하면서 2개의 자격증을 갖춘 비즈니스 전문가로 거듭났다. 금융인이자 법조인으로서 한인 은행권에서는 매우 드문 ‘팔방미인형’ 리더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았다. 특히 비즈니스 거래 및 회사 합병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웠는데 케빈 김 행장의 이와 같은 겸험은 나중에 뱅크오브호프가 여러 차례 인수·합병(M&A)을 통해 한인사회 최대 은행으로 성장하는데 큰 밑거름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2008년 중앙은행 이사로 한인 은행계에 투신한 이후에는 말 그대로 탄탄대로를 걸었다. 회계사와 변호사로 일하면서 얻은 전문 경험을 살려 각종 계획한 비즈니스마다 연이어 성공을 이루었다. 특히 월셔은행과 유니은행 합병 등 연이은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면서 이제는 한인사회의 선두 은행이 아닌 미국 내 주류시장 금융업계에서도 주목 받는 금융기업으로 뱅크오브호프를 급성장시켰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뱅크오브호프가 기록한 역대 최고 실적도 그가 달성한 성과의 백미다. 케빈 김 행장은 “지난해 최대 실적은 그동안 시스템, 인력, 노하우 등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통해 마련한 성장 기반 덕분”이라며 “뱅크오브호프가 ‘비즈니스 뱅킹’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노력해준 임직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임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5년 재계약으로 성과를 인정 받은 케빈 김 행장은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뱅크오브호프의 발전을 이스라엘 정착기에 빗대어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1세대 뱅커분들이 유대 민족을 이스라엘로 이끈 모세라고 한다면 저의 역할은 가나안을 정복하는 ‘여호수아’에 가깝다”며 “여호수아가 가나안 땅을 점령해 이스라엘 정착을 달성한 것처럼 저의 역할은 이제 리저널 뱅크로 성장한 뱅크오브호프를 주류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충분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