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도덕적 삶 기준 아니다’생각도 많아
미국의 도덕적 기준이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구분 없이 비슷하게 조사됐다. 매리스트 칼리지와 데저트 뉴스가 지난 1월 미국 성인 1,6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약 72%가 미국이 도덕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미국의 도덕적 잣대가 올바르다는 답변은 22%에 그쳤다.
기독교인 중에서는 약 74%가 미국의 잘못된 도덕적 기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고 비종교인 중에서는 약 69%가 같은 반응을 보였다. 지지 정당별로는 보수 성향이 강한 공화당 지지자 중 90%가 미국이 도덕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것을 지적했고 독립 정당 지지자 중에서는 약 77%,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약 51%가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도덕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종교적이어야 하나’라는 질문에 미국인 중 약 65%가 그럴 필요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종교 없이도 도덕적인 생활이 가능하다는 신념을 보여준 반응으로 이 같은 생각은 비종교인 중 약 78%로 가장 많았다. 기독교인 중 종교와 도덕적 생활이 무관하다는 답변은 약 54%였다.
이처럼 종교를 도덕적인 생활과 구분해서 생각하는 미국인이 많은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종교를 배제한 다른 곳에서 도덕적 가르침을 구하려는 경향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약 79%에 달하는 미국인은 교회나 종교 지도자가 아닌 가족을 통해 도덕적 가르침을 얻는다고 답했다. 기독교인 중 가족으로부터 도덕적 가르침을 구한다는 비율은 83%로 비종교인(74%)보다 높았다. 가족 외에 법, 또는 친구로부터 도덕적 잣대를 찾는다는 미국인도 많았고 종교 단체나 종교 지도자는 그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미국인들의 종교 행사 출석 트렌드에 대해서도 알아봤는데 젊은 층보다는 노년 층의 종교 행사 출석 횟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60세 이상 미국인 중 약 43%가 매주 종교 행사에 참석한다고 답한 반면 18세~29세(21%), 30세~44세(25%), 45세~59세(27%) 연령대의 종교 행사 참석 횟수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데저트 뉴스의 핼 보이드 편집장은 “지난 10년간 미국인들의 종교 행사 참석 횟수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젊은 층 가운데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특히 젊은 층의 경우 종교와 도덕적 삶을 구분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