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원유·개스 금수조치 영향과 전망
조 바이든 대통령이 8일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 금치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경제 후폭풍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이번 금수 조치에 단계적 제재를 표명하고 나선 영국을 제외하고 유럽 국가들이 참여하지 않았다.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현실 때문이다.
금수 조치 발표에 미국 개솔린 가격은 급등했다. 전국 개솔린 평균 가격은 4.19달러로 사상 최고가로 치솟았다. 역대 최고가였던 2008년 7월의 4.16달러를 14년 만에 훌쩍 뛰어 넘었다.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 금지 조치가 갖는 의미와 미국 경제이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미국 독자 제재, 효과 있을까
▲미국 독자 제재만으로 금수 조치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10만배럴 정도로 러시아 수출 원유의 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러시아산 원유는 러시아 수출 원유의 8%였다. 미국은 원유 수입선을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로 돌려 대체할 계획이다. 러시아 역시 미국 대신 중국과 인도를 원유 수출 대체지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원유 시장에서 러시아가 퇴출될 경우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원유 수출 대체국으로 부상하면서 국제 유가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금수 조치가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금수 조치로 국제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현재 국제 유가는 배럴당 120달러선에서 머물고 있다. 불과 1달 전만해도 배럴당 90달러였다. 이번 금수 조치로 서방 세계가 동참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하지 않는다면 유가는 배럴당 16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심지어 배럴당 200~300달러에 육박할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은 미국 내 개솔린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해 전국 평균 개솔린 가격이 5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국에서 개스값이 가장 비싼 캘리포니아는 지역에 따라 6~7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럽의 금수 동참 여부는
▲단기적으로 보면 이번 금수 조치에 유럽 국가들의 동참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가정용 난방과 전력 및 산업용으로 유럽의 천연 가스 소비량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원유 사용량의 25%가 러시아산 원유다.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독립을 지향하고 있지만 현실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할 경우 대체지가 멀다 보니 수송 비용 상승으로 원유 가격 상승이 커 미국과의 보조를 놓고 유럽 국가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