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속속 하이브리드로 구글·MS·트위터 등 가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조치들이 잇따라 나오자 사무실 근무를 재개하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혼합식) 근무가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재택근무의 종료하고 정상 출근에 돌입하고 있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구글은 다음달 4일부터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주 3일 사무실 근무를 시행하는 것을 필두로 마운틴 뷰 본사와 인근 지역 사무실에 대해서도 사무실 복귀 조치를 확대 실시한다. 나머지 2일은 재택근무로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로 전환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무기한 재택근무를 실시해왔던 트위터는 이달 15일부터 사무실에 복귀해 정상 출근제로 돌입해 재택근무와 병행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달 28일부터 워싱턴주 레드먼드에 있는 본사를 비롯해 사무실 문을 다시 열기로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 역시 지난달 28일부터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지시했으며 익스피디아 그룹도 다음달 4일부터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에 돌입한다.
주요 기업들이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재택하고 있는 것은 구인난 영향이 크게 작용한 탓이다.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게 되자 더 많은 수당과 급여 인상에 한계를 느낀 기업들이 재택과 출근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실시해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해 직원 이탈을 방지하려는 게 기업들의 생각이다.
하이브리드 근무 현상은 한인 업체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사무실 근무 재개에 나서고는 있지만 직원들의 재택근무 고수 요구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주 5일 사무실 근무 대신 하이브리드 근무를 채택해 운영하고 있다.
한 한인 업체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상황에서 상당수 직원들이 조건이 더 좋은 일자리를 찾아 이직을 해 직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마음은 예전처럼 사무실 완전 근무를 시행하고 싶지만 직원들이 반발해 이탈이라도 하면 빈 자리를 메우기가 어려울 것 같아 일단 재택근무를 혼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근무 형태에 대한 일반 직장인의 선호는 압도적이다. 미국의 기업용 메신저 업체 슬랙테크놀로지가 만든 컨소시엄 퓨처포럼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화이트칼라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더니 혼합식 근무를 선호한다는 직장인은 68%로 3분의 2가 넘었다.
하이브리드 근무제가 대세로 자리잡자 호텔업계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3일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 기간 중 시 외곽으로 이주한 직장인들이 사무실 근무를 위해 회사에 가까운 곳에 위치한 호텔에 투숙하는 소위 ‘출퇴근 숙박’(commute & stay) 수요가 증가하면서 호텔 업계에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2~3일 사무실 근무를 위해 장거리 출퇴근에 따른 피로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출퇴근 숙박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호텔들은 출퇴근 숙박족을 잡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동원해 특수 잡기에 나서고 있다.
아코르 그룹의 소속의 호텔들은 출퇴근 숙박 고객을 위해 주중 호텔비를 15%까지 할인해 주고 있다. 퇴근 후 회식으로 집에 가지 못한 직장인을 위해 유연한 예약 및 취소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도 있다.
시티즌M 호텔 체인의 경우 아예 구독경제체제를 도입해 매월 119달러를 내면 호텔방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혹스턴 시카고(Hoxton Chicago) 호텔은 출퇴근 숙박 직장인을 위해 패키지 숙박 상품을 내놓았다. 호텔 내에 회의와 사무 공간을 제공하고 여흥을 즐길 수 있는 시설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출퇴근 숙박 수요로 인해 호텔의 객실 점유율은 코로나19의 직격탄으로 급락했던 것에서 회복되어 지난 2월에는 전국 평균으로 50%를 넘어섰다고 NYT는 덧붙였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