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6일 만에 다리 점검 농성 시위대 해산
"양국 교역액의 30% 차지"…점거로 디트로이트 자동차 산업 타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트럭 시위대가 점거해 통행 차질이 빚어졌던 캐나다와 미국 간 국경 다리 운행이 13일(현지시간) 오후 늦게 정상화됐다.
이날 캐나다 당국이 지난 6일간 미국과 캐나다를 잇는 온타리오주(州) 원저의 앰버서더 다리를 점거한 트럭 시위대를 완전히 해산함에 따라 다리 통행이 재개됐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다리를 소유한 디트로이트 국제 교량회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앰버서더 다리에서 이날 오후 11시께 통행이 완전히 재개돼 이전처럼 미국과 캐나다 간 물자가 막힘 없이 오가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당국은 이날 오전 시위대를 완전히 해산했다.
캐나다 경찰은 이날 다리를 점거 중이던 시위대 해산 작전을 진행해 시위대 20∼30명을 체포하고 현장을 점거하는 데 동원됐던 트럭들을 압수했다.
드루 딜킨스 윈저 시장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앰버서더 다리에서 벌어진 국가 경제 위기는 오늘 끝났다"고 알렸다.
앰버서더 다리는 윈저와 미국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를 연결하는 북미 최대 무역 동맥이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온타리오와 접한 미 미시간주는 지난해 양국 간 교역액인 6천640억달러의 30%에 달하는 물자가 이 다리를 통해 이동한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디트로이트에 있는 제너럴모터스(GM)·포드·도요타 등 완성차 공장들은 이 다리를 통해 캐나다에서 부품을 들여와 자동차를 제조한다.
CNN은 이 다리에 대해 "서반구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교량일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번 시위 탓에 일주일 가까이 다리가 봉쇄되자 포드와 GM 등 자동차 제조사들은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생산량을 감축해야 했다.
미시간주에서만 이번 다리 봉쇄로 인한 관련 종사자들의 임금 손실액이 5천1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이 시위가 국가경제 문제로 불거진 만큼 양국 당국자들은 통행 재개 소식을 반겼다.
프랑소와 필립 샴페인 캐나다 개혁과학산업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좋은 소식이다. 앰버서더 다리를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고 썼다.
백악관의 리주 셔우드 랜들 국토안보 보좌관도 성명을 통해 "(다리를 통한) 정상적이고 자유로운 교역을 회복할 수 있도록 캐나다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반대하며 수도 오타와에서 시작된 트럭 운전사들의 시위는 2주 넘게 이어지며 현재 토론토, 밴쿠버, 퀘벡시티 등 캐나다 주요 도시뿐 아니라 앨버타 등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대로까지 확산한 상황이다.
오타와 시위에는 주말 사이 4천명이 몰려들어 도로를 점거하고 경적을 울려대며 경찰과 대치했다.
캐나다 정부는 오타와 시위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 비상조치 발동 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