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내 리모델링 4,300억달러 규모 전망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의 주택 가격에 가슴을 졸이는 이들이 있는 반면에 이를 반기는 이들도 있다. 바로 주택 리모델링 업체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으로 안락한 주거 환경에 대한 욕구 증가와 함께 비싼 집값에 주택 구입 대신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하는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버드대학 주택 공동 연구센터(Joint Center for Housing Studies)는 미국 내 주택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올해 3분기 4,300억달러 수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거의 20% 수준이나 크게 증가한 수치다.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인건비와 건설용 자재비 상승으로 주택 리모델링 수요가 올 2분기 반짝 급락하겠지만 곧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리모델링 수요가 회복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택 리모델링에 대한 수요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동반 상승하고 있다. 사무실 근무 대신 재택근무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 내 사무실 공간을 확보하고 일과 쉼을 구분하려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넓고 안락한 주거 환경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이는 곧 주택 구매 수요로 이어져 미국의 주택 시장 호황세에 일조했다.
하지만 극심한 주택 매물 부족 현상으로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 기존 주택에 대한 리모델링이다.
이제 주택 리모델링 수요는 빈 사무용 빌딩이 주거용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리모델링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야디 매트릭스’에 따르면 미국 내 지난해 사무실, 건물, 호텔이나 다른 상업시설 등 151곳이 주거용 아파트로 바뀌었다.
신규 주택 건설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고 렌트비 역시 사상 최고치로 올라간 가운데 장기간 비어 있는 사무실 건물을 주거용 아파트로 리모델링하려는 시도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 리모델링 수요 급증 현상은 한인 리모델링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들어 주택 리모델링에 대한 문의와 예약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게 한인 업체들의 분위기다.
한 한인 주택 리모델링 업체 업주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잠잠했던 리모델링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을 문의 전화와 실제 계약 건수에서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빈 사무용 건물을 주거용 건물로 리모델링하는 건설 현장도 한인타운 내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인력난이다. 전 산업 분야에서 겪고 있는 인력난이 한인 리모델링 업계에도 영향을 주면서 사람을 제때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는 게 한인 업체들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또 다른 한인 리모델링 업체의 업주는 “리모델링 작업 계약을 미리 받아 두고 있지만 작업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공급난까지 겹쳐 자재를 구하지 못해 공사 기간이 지연되는 일도 발생해 모처럼 맞은 기회를 날릴 수도 있다는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