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들, 연말 ‘반품막기 전쟁’ 돌입
코로나 팬데믹 시대는 유통 기업들에게 온라인 판매 신장이라는 또 다른 선물을 준 시기다. 코로나19 시대 2년차인 올해 역시 연말 샤핑 시즌 동안 온라인 판매 신장이 예상되면서 유통 기업들 사이에 판매 경쟁도 뜨겁다.
문제는 반품이다. 높은 인플레이션에 구인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반품 비용이 예년에 비해 크게 상승하면서 반품을 막지 못하면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장사’를 하게 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2021년은 반품 전쟁이 격화되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유통 기업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확인한 뒤 구입하는 오프라인 샤핑 대신,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사양을 미뤄 짐작한 후에 주문하는 온라인 샤핑이 폭풍 성장하면서 반품 물량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16일 경제매체 CNBC는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CBRE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11월부터 12월까지 연말 샤핑 시즌에 온라인으로 구매한 상품 중 667억달러 어치가 반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미소매협회(NRF)가 올해 연말 샤핑 시즌의 온라인 매출 예상치인 2,220억달러를 근거로 산출된 것이다. 667억달러 반품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13%나 상승한 것이고 지난 5년간 평균 반품에 비해서 무려 46%나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사이버 먼데이에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최대 샤핑 특수 기간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이 예상되면서 반품 수량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CBRE에 따르면 온라인 판매량 중 반품률은 30%대로 오프라인 매장 판배분의 10%에 비해 월등히 높은 반품율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샤핑 소비자 중에선 구매 상품을 확신하지 못한 채 같은 제품을 색상, 크기별로 여러 개 주문한 뒤 나머지를 반품하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들어 심각한 물류난 여파로 연말 특수 이전에 조기 온라인 샤핑에 나선 소비자들이 많아 지면서 중복 주문에 따른 반품이 크게 늘어나면서 반품 급증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반품 급증 예상에 월마트와 타겟, 베스트바이와 같은 대형 유통 기업들은 긴장하고 있다. 반품 비용이 상승하고 있어 반품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면 이는 곧바로 수익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CBRE는 “올해 연말 샤핑 상품의 평균 반품 비용은 정가의 3분의 2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반품 비용에는 인건비와 운반비, 창고 보관비가 포함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올해 반품 비용은 지난해에 비해 7%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품 비용은 상품 사이에 차이가 있어 컴퓨터나 태블릿, 스마트폰 등은 의류에 비해 반품 비용이 15배나 높다.
반품에 따른 기업의 손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재판매될 때까지 재고로 떠안고 있는 기간 동안 유행이 지나버리거나 보조 기한을 넘기면 상품 가치가 떨어지고 만다.
반품 관리업체 옵토로에 따르면 미 유통 기업들은 반품으로 매년 500억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