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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사 당하는 눈, 피로에서 해방되려면…

미국뉴스 | 라이프·푸드 | 2021-12-17 13:54:02

눈,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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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

 

“눈이 피로하다”며 안과를 찾는 환자가 적지 않다. 물체를 본다는 것 자체가 큰 노동이다. 그러기에 하루 종일 일하면서 두 개 이상 컴퓨터 모니터와 손에 달고 살고 사는 스마트폰, 근거리에서 보는 작은 글씨가 빽빽한 업무 관련 서류 등을 매일 접하면서 눈은 혹사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눈의 피로는 안과적으로 ‘안정 피로(eye strain)’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눈을 사용하는 작업, 특히 근거리 작업을 오래할 때 건강한 사람보다 쉽게 피로해 눈이 쑤시고 머리가 아프면서 압박감이나 시력 감퇴, 복시(複視), 눈 불쾌감, 눈 건조감 등이 나타난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한 가지 원인보다 몇 가지 복합적으로 올 때가 많다. 원시ㆍ난시ㆍ노안ㆍ부등시(짝눈) 등 굴절 이상이 있거나, 잠복성 사시, 장시간 근거리 작업, 결막이나 눈꺼풀, 각막에 염증이 있거나 이물이 있으면 눈이 피로해진다.

VDT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Syndrome)은 컴퓨터 모니터 등 VDT를 보면서 장시간 작업하고 난 뒤에 발생하는 눈 증상과 근골격계 증상, 피부 증상, 정신신경계 증상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안정 피로(eye strain)의 경우 DVT증후군에서 나타나는 안과적 증상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눈 피로는 신경성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확한 검사 후 원인을 파악하고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굴절 이상이다. 안정피로가 올 때가 많아 시력 검사에서 정상 시력이라고 해도 안과에서 정확한 굴절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굴절 검사에서 원시ㆍ난시ㆍ노안으로 진단되거나 잠복성 사시가 있으면 안경을 쓰는 것이 도움 된다. 최근에는 눈물이 줄어들거나 빨리 증발하는 안구건조증으로 안정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또한 장시간 집중해 TV나 컴퓨터, 독서 등 근거리 작업을 하면 눈 깜빡임이 줄고 눈의 조절 근육을 많이 사용하면서 안구건조증을 동반한 눈 피로가 발생한다. 이때에는 안약을 적절히 사용해 안구건조증을 해소하고 눈 조절 근육을 이완하기 위해 모니터로부터 시선을 돌려 가능한 한 먼 곳의 물체를 보는 것이 좋다.

눈이 쉽게 건조해지는 사람은 습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눈이 피로하지 않게 되는 경향이 있어 가습기를 사용해 적절한 실내 습도를 유지하도록 한다.

작업대 조명은 밝게 하고 TV나 컴퓨터 모니터는 약간 아래로 쳐다볼 수 있는 위치에 두는 것이 좋다. 위로 쳐다보는 위치에 있으면 눈을 크게 떠야 하므로 눈이 쉽게 건조해지고 시선 이동도 격렬해져 눈이 피로해진다.

드물게 질병으로 인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눈 피로가 심하고 장기화되면 안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찰 검사 후 원인을 파악하고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먼지가 많은 작업장을 피하고 장시간 독서나 운전, 컴퓨터 작업을 할 때에는 눈을 자주 감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했을 때에는 콘택트렌즈가 눈물이라는 바다 위에 떠있는 배와 같아서 눈물이 부족한 건조증 환자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소프트렌즈의 경우 부족한 눈물 일부를 렌즈 자체가 흡수하므로 안구건조증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알레르기결막염ㆍ안검염 등이 동반되면 반드시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 건강하고 맑은 눈을 만들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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