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근막통증증후군, 단순 진통제로 해결 안 돼
최모(65)씨는 오래 전부터 어깨 통증에 시달렸다. 목 통증까지 생겨 목 디스크 진단을 받아 주사를 맞고 수술까지 받았지만 어깨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진통제를 수시로 먹어도 약효는 그때뿐이어서 대학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양쪽 어깨 승모근에 ‘근근막통증증후군(myofascial pain syndrome)’이 있다는 진단을 받고 통증 유발점 주사 치료를 시작했다.
근근막통증증후군은 과도한 근육 사용이나 바르지 못한 자세, 스트레스 등으로 근육에 통증 유발점(trigger point)이 생기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흔히 “담이 들었다” “근육이 뭉쳤다” 등으로 표현하는 통증이 바로 이 질환이다.
담이 든 정도로 경미한 통증만 나타나기도 하지만 근 수축, 운동 범위 감소, 근육 약화, 자율신경계 증상이 동반되는 등 심각한 통증을 생기기도 한다.
또 만성화되면 일반적인 치료로 효과가 없을 수 있다. 특히 근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ㆍ근막 속에 통증을 유발하는 압통점, 즉 통증 유발점이 생기는데 이를 압박하면 심한 통증이 생기면서 다른 부위까지 통증이 퍼진다. 통증 유발점을 방치하면 근육 내 흉터(섬유화)가 생기고 통증으로 제대로 움직일 수 없을 수도 있다.
박정현 인천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근근막통증증후군은 과도한 근육 사용이나 외상, 거북목증후군 같은 바르지 못한 자세 등이 주원인이지만 여러 근골격계 질환으로 2차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일반적인 진통제로 듣지 않는 근육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통증 유발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근근막통증증후군의 정확한 유병률을 조사한 논문은 아직 없다. 하지만 근육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30~85%가 근근막통증증후군을 동시에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녀 차이는 별로 없고 27~50세에 주로 나타난다.
박정현 교수는 “근근막통증증후군은 객관적으로 진단할 검사나 영상 검사가 아직 부족하다”며 “초음파검사로 통증 유발점을 찾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되지 않아 촉진(觸診)이나 주사 치료 등으로 통증 유발점을 찾는 것이 유일한 진단법”이라고 설명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