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는 검은 돈’ 인식 사라져
헌금 기부자 수요 맞추기 위해
구세군도 지난해부터 기부받아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암호화폐로 헌금을 받는 교회도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 기독교 매체 크리스천 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이미 2019년부터 암호화폐로 헌금을 받기 시작한 교회가 등장했다. 플로리다 주 새라소타에 위치한 선 코스트 커뮤니티 처치가 대표적인 교회로 2019년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비트코인,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로도 헌금 기부가 가능하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2년 전만 해도 ‘암호화폐는 검은 돈’이라는 인식이 일부 남아 있어서 교회가 암호화폐 헌금을 공식 인정한 것은 다소 혁신적인 일이었다. 래리 바우컴 담임 목사는 “다양한 헌금 기부 옵션을 지원하기 위해 암호화폐로도 헌금을 받기로 결정했다”라며 “세금 혜택이 필요한 일부 교인들로부터 이미 암호화폐 헌금 기부에 대한 문의가 있어왔다”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바우컴 목사는 암호화폐 헌금 중 액수가 가장 큰 헌금은 가장 최근에 기부된 비트코인으로 당시 시세 기준 약 5만 7,000달러라고 밝혔다.
보수적인 성향이 짙은 ‘남침례교단’(SBC)에서도 암호화폐로 헌금을 받는 교회가 등장했다. 미시시피 주 세인트 마틴에 위치한 백 베이 처치는 지난달 SBC에서 최초로 암호화폐 헌금 징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설립된 지 3년밖에 안 된 백 베이 처치는 ‘전통’에서 탈피, 새로운 방식을 시도해 보겠다는 취지로 암호화폐 헌금 징수를 계획했다.
교회가 암호화폐 헌금 징수 시스템을 마련하는 절차는 생각보다 수월했다. 일부 교인들의 도움을 받아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를 통해 계좌를 개설한 뒤 지난달 26일부터 암호화폐 헌금 징수를 시작했다. 이후 일부 교인들이 암호화폐로 헌금을 내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기부된 가장 큰 헌금 액수는 시세 약 2,000달러 라이트코인이라고 교회 측이 밝혔다.
미국 최대 기독교 구호단체 ‘구세군’(The Salvation Army)도 2019년부터 암호화폐 기부 시스템 마련에 착수, 지난해 시험 기간을 거쳐 올해 연말을 앞두고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구세군은 지난해 암호화폐 기부 플랫폼인 ‘엔기븐’(Engiven)과 제휴하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의 암호화폐를 통한 기부금을 받기 시작했다. 구세군 측은 “팬데믹 여파로 수백만 가구가 빈곤 등의 어려움에 처했다”라며 “올 연말 암호화폐 보유자들의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기부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