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과 안전성에 부유층·기업 고객 급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 확산에 따라 미국 내 부유층을 중심으로 최고급 항공 수요가 급증하면서 개인 제트기 대여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소위 ‘나홀로’ 항공 수요가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가동할 수 있는 개인 제트기 수가 수요에 비해 턱없이 적은 데다 조정사와 정비사마저 부족해 개인 제트기가 귀하신 몸이 되면서 사전 예약의 수고와 함께 높은 대여료까지 감수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 보도했다.
부유층을 중심으로 개인 제트기 대여 수요가 증가한 데는 무엇보다 편리하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공항까지 가야 하는 불편함도 없고 기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개인 제트기 여행의 장점이다.
델타 변이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일반 항공기의 일등석을 이용하던 수요가 개인 제트기 대여 수요로 대거 이동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켄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 미국 내 대여 제트기 수는 약 10만대로 150여만명의 대여 수요를 감당해냈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경제 셧다운이 된 이후 개인 제트기를 대여하는 수요가 더욱 늘어났다는 것이다.
올해에 들어서 전 세계적인 물류난과 인력난이 제트기 대여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공급이 크게 달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수요에 비해 대여할 제트기가 부족하다 보니 예약하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졌다. 일례로 XO형 제트기를 예전 같으면 하루 전에 예약해도 이용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72시간 이전에 예약을 해야 한다.
개인 제트기 대여료도 크게 상승했다. 통상적으로 제트 카드 프로그램이라는 선불 카드제가 운영되고 있는데 대여 전 최소 20만달러 이상을 선불로 지불하는 게 보통이다.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제트기 대여 업체들은 제트 카드 판매를 중단하는 조치까지 취하면서 수요를 조절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여 업체 ‘플라이익스클루시브’의 짐 세그레이브 대표는 “현재 85대의 제트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금 같은 수요라면 두 배, 세 배의 제트기를 보유해도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라며 “앞으로 연말 수요까지 겹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말했다.
개인 제트기 대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이면에는 문제점도 하나 둘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가장 큰 것이 비행기 정비 부족이다. 수요에 비해 제트기 수가 적다 보니 운항 시간이 길어지면서 정비 시간을 더 확보해야 하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로 비행기 부품 조달도 쉽지 않고 정비사 부족 현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개인 제트기를 이용해 해외로 여행할 때 각국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서로 다른 것도 제트기 대여업이 넘어야 할 산으로 대두하고 있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