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전 부통령 설득해 7개주 결과 폐기 시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작년 11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고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CNN에 따르면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자인 밥 우드워드와 로버트 코스타 기자가 조만간 발간할 저서 ‘위기’(Peril)에서 이런 내용을 밝힐 예정이다.
우드워드와 코스타 기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측 변호사 존 이스트먼의 구상이 담긴 2페이지짜리 메모를 확보했는데 여기에는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승리한 대선 결과를 바꾸기 위한 6단계 계획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면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상원 당연직 의장인 당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설득해 7개 주의 대선 결과를 폐기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일부 주에서 선거인단을 놓고 경쟁이 벌어지는 만큼 결과를 인정하지 말자는 논리를 내세우려 했다는 것이다.
작년 말 공화당 루이 고머트 연방하원의원은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뉴멕시코·네바다·펜실베니아·위스콘신주가 각각 서로 상충하는 두개의 선거인단 명단을 의회에 보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측이 이들 주에서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공식 선거인단과 별도로 선거인단을 구성했다고 주장한 셈이다.
이들 7개주 대선 결과가 폐기될 경우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후보 모두 선거인단의 과반인 270석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가 이뤄지지 않으면 헌법의 ‘비상선거 상황’ 조항에 따라 대통령 선출 권한은 연방하원으로 넘어간다.
하원 투표에서 각주는 한 표씩 행사할 수 있는데 당시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 수가 민주당보다 많았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이스트먼의 계획은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기 이틀 전인 1월4일 펜스 전 부통령에게 처음 전달됐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스 전 부통령에게 이스트먼의 계획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펜스 전 부통령은 1월6일 자신이 선거인단의 투표 결과를 폐기할 권한이 없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를 거부했고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