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대 김영기 석좌
5만5천명 회원 거느려
한인 여성 물리학자가 122년 역사를 가진 미국 물리학회(American Physical Society·APS)의 회장으로 선임됐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 와 세계적 물리학자 반열에 오른 한인 1세 여성 과학자가 유리천정을 깨고 5만5,000여 명의 회원을 둔 미 물리학회 수장에 오르는 것이다.
시카고 대학은 이 대학의 김영기(59) 물리학교 석좌교수가 APS 선거에서 차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고 13일 전했다. 김 교수는 2022년 부회장을 맡은 후 2023년 차기회장직에 이어 오는 2024년 회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귀한 기회를 주신 동료들에게 깊이 감사하다”며 “앞으로 전 세계 과학자들이 국경에 관계 없이 자유롭게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고 시카고대는 전했다.
김 교수는 경북 출신으로 고려대 물리학과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뉴욕주 로체스터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 교수는 2000년 과학저널 ‘디스커버리’가 선정한 ‘21세기 세계 과학을 이끌 과학자 20인’에 오르는가 하면 2008년에는 시카고 비즈니스가 선정한 ‘주목할 여성’으로 꼽히기도 했다. 2005년 W입자 및 탑쿼크입자의 정밀 질량측정을 통해 ‘신의 입자’라 불리는 힉스를 탐색할 수 있는 기초를 제시, 입자물리학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호암상을 수상했고, 노벨상 물망에도 오르내리고 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