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호라산’ 소행 지목… 군사보복 강경 대응 천명
조 바이든 대통령이 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인근의 자살폭탄 테러를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소행이라고 지목하고 “끝까지 추적해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군사 보복이라는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다만 오는 31일까지 아프간에서 미국인과 현지 조력자를 대피시키고 미군을 철수시켜 2001년 시작된 20년 전쟁을 종식하겠다는 목표는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자폭 테러 후 백악관 연설에서 테러범들이 카불 공항을 공격했으며, 정보 당국은 IS 지부를 자처하는 IS-K의 소행으로 평가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15일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 후 서방의 긴박한 대피작업이 진행 중인 카불 공항에선 이날 잇단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현재 미군 13명을 포함해 확인된 사망자만 해도 90명에 달한다.
13명의 미군 사망은 2011년 4월 8명이 아프간전에서 희생된 이후 최대 규모 피해다. IS는 이날 자신이 이번 공격의 주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격을 감행한 사람들을 용서하지도, 잊지도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나는 우리의 이익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은 내 지휘에 따라 모든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 지도부에 IS-K의 자산과 지도부, 시설을 타격할 작전 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우리가 선택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선택한 시기와 장소에서 무력과 정확성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IS 테러리스트들은 이기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미국인을 구할 것”이라며 “미국은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IS-K의 공격 위험성 때문에 대피 임무 시한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 뒤 이번 테러에도 불구하고 대피는 계속될 것이라며 오는 31일까지 대피 및 철군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는 이 임무를 완수할 수 있고 완수해야 한다”며 “우리는 테러리스트에 의해 제지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임무를 멈추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20년간의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는 기존 입장도 되풀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카불 내 병력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최대 조처를 하라고 지시했다며 추가 병력을 포함해 무엇이든 승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피 작전 과정에서 카불 공항 주변의 경계를 탈레반에 의존한 것과 관련, 탈레반을 신뢰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수라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현재까지는 이번 테러와 관련해 IS-K와 탈레반 간 공모한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