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의 성폭력을 폭로하고 형사 고소한 전직 보좌관이 방송 인터뷰를 통해 “꿈의 직장이 악몽으로 변했다”고 토로했다.
8일 CBS방송이 공개한 인터뷰 예고 영상에서 과거 쿠오모 지사의 수석보좌관을 지냈던 브리트니 코미소는 “그를 고소한 것은 올바른 일이었다”며 “그가 내게 한 짓은 범죄이자 불법 행위였다”고 밝혔다. 코미소의 언론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으로, 그는 전날 뉴욕주 올버니카운티 보안관실에 쿠오모 지사를 정식으로 고소했다. 앞서 뉴욕주 검찰은 지난 3일 쿠오모 지사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모두 사실”이라고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도 그를 기소하진 않았다.
방송에서 코미소는 뉴욕주 검찰의 수사보고서 내용이 전부 사실이라고 말했다. 코미소는 보고서에 언급된 피해자 11명 중 1명으로, ‘보좌관#1’이란 호칭으로 분류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미소는 검찰 조사 당시 “쿠오모 지사가 지난해 11월 16일 관저에서 나를 잡아당겨 포옹하고, 블라우스 아래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했다. 또 “사진을 찍자고 한 뒤 엉덩이를 만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기습적 입맞춤과 포옹 등의 추행도 이어졌다고 했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즉각 알리지 못한 데 대해 코미소는 “직원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나를 보호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쿠오모를 보호하기 위한 사람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해고되거나 곤경에 처하게 되는 건 그가 아닌 나일 것 같았다”며 당시 아무도 자신의 말을 믿어줄 것 같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나 다수의 피해자 증언이 나오는데도, 자신의 범행을 감추는 데 급급해하는 쿠오모 지사의 태도를 보고는 올해 초 결심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날 성폭력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쿠오모 지사의 최측근 보좌관 멜리사 드로사는 사임 의사를 밝혔다. 검찰 보고서에 드로사는 모두 187차례 등장하는데, 성추행 은폐 및 피해자에 대한 보복 시도에 연루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드로사는 성명에서 “지난 2년간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성추행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쿠오모 지사에 대한 탄핵 절차는 이르면 다음 달쯤 시작될 전망이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사퇴 압박과 검찰 수사, 탄핵 절차에 피해자들의 증언이 잇따르면서 쿠오모 지사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