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취업비자 시스템으로 인해 미국이 고도로 숙련된 외국인 인력을 경쟁 국가들에게 빼앗기고 있으며 두뇌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방 하원 법사위원회 산하 이민소위원회에서 지난 13일 열린 전문직 취업비자(H-1B) 관련 청문회에서 조 로프그렌 하원의원은 미국의 취업비자 제한이 두뇌유출을 야기하다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온라인 매체 마켓워치 보도에 따르면 로프그렌 의원은 “점점 세계화되고 기술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시장에서 미국이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지난 30년간 하지 못한 일을 해야 한다”며 H-1B 비자 제도 개혁을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북미 기술위원회(Technology Councils of North America) 제니퍼 영 대표는 “제한적이고 규제 중심의 이민 정책으로 인해 취업비자 적체가 발생하고 영주권 및 시민권 신청 절차가 더 복잡해져 유학생과 숙련 이민노동자들이 미국을 떠나게 만들고 있다”며 “많은 능력있는 인재들이 미국대신 캐나다를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의 외국인 인재 유치 중심의 이민제도가 미국에서 교육받은 인재들을 캐나다로 향하게 만들고 있다고 영 대표는 주장했다. 로프그렌 의원도 “토론토의 기술경제가 실리콘 밸리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 대표는 이어 “능력있는 유학생이나 이민 노동자들을 다른 나라로 떠나게 만드는 것은 중국이나 인도와의 경쟁력을 손상시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방 노동 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연구에 따르면 2020년까지 미국에서 컴퓨터 공학과 관련된 직업 140만개로 예상됐으나 미국내 컴퓨터 공학 졸업생은 40만명에 불과한 것으로나타났다.
외국 인재 유치 없이는 나머지 100만개의 일자리를 채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것이다. H-1B 근로자의 대다수는 컴퓨터 과학, 인공 지능 및 의료와 같은 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관련 분야 기업에 취업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의원들은 외국인 숙련 노동자들이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임금수준을 끌어내린다며 보다 철저한 심사와 규제를 요구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공화당 톰 맥클린탁 의원은 현재의 H-1B 프로그램 남용으로 미국인 노동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워드 대학의 로닐 히라 교수도 엄격한 H-1B 심사와 규제에 동의했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