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대체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몇 년 전 미국 카톨릭계에 성 추문 사태가 터졌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호감도가 한때 떨어진 바 있다. 그러나 교황이 교회 내 여성의 역할을 강조하는 발언과 움직임을 이어가면서 지난해부터 호감도는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여론 조사 기관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 3월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미국 성인 10명 중 약 6명은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호감도를 나타냈다. 미국 천주교 신자들의 교황에 대한 호감도는 이보다 더 높은 약 82%로 지난해 조사 때와 동일했다. 천주교 신자 중 지지 정당별 호감도에는 조금 차이가 나타났지만 대체적으로 높은 호감도를 나타냈다.
민주당 지지 천주교 신자의 교황에 대한 호감도는 약 90%로 매우 높았고 공화당 지지 천주교 신자 역시 약 73%에 달하는 호감도를 보였다. 2014년까지만 해도 공화당 지지 천주교 신자의 교황에 대한 호감도가 민주당 지지 신자보다 높았지만 이후 민주당 지지 신자들이 더 높은 호감도를 보이고 있다. 공화당 지지 신자들의 교황에 대한 호감도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18년 약 6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기독교 교파별로는 교황을 바라보는 시각에 차이를 보였다. 백인 개신교인 중 복음주의 교파에 속하지 않는 교인의 교황에 대한 호감도가 약 70%로 가장 높았고 흑인 개신교인(약 60%)과 무종교인(약 61%)의 호감도도 대체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반면 백인 복음주의 교인의 교황에 대한 호감도는 약 45%로 비호감도(약 47%)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교황 즉위 이래 지속적으로 여권 신장과 여성의 사회·경제적 역할 확대를 강조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교회에서 여성은 무시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제는 그들의 존재감이 더 커져야 한다”라고 공개 발언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미사 전례 등에서 여성 신도가 사제를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교회법을 수정해 교회 내 여성 봉사자의 지위를 법적으로 공식 인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