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에도 져 2연패 탈락 위기
19일 에릭센 훈련장 찾아 응원
3차전에서 러시아 4-1로 대파
승점 3점 조 2위로 16강 확정
핀란드 3위 러시아는 최하위에
19일(한국시간) 유로 2020에 출전 중인 덴마크 축구대표팀 훈련장에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전날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벨기에에게 1-2로 패하며 2연패로 탈락 위기에 몰린 팀 훈련장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분위기였다.
바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훈련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핀란드와 유로 2020 1차전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던 에릭센이 몸을 추스린 후 이날 훈련장을 찾아 분위기가 처진 동료들을 격려했다.
에릭센의 응원은 러시아와 마지막 3차전을 앞둔 덴마크 선수단에게 최고의 선물이었다. 동료들은 에릭센이 쓰러졌던 그 경기장에서 16강 진출로 그의 응원에 보답했다.
덴마크는 22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20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에서 러시아를 4-1로 꺾었다.
이 경기 전까지 승점 없이 B조 최하위에 머물러 탈락 위기에 몰렸던 덴마크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대회 첫 승과 함께 B조 2위(승점 3)를 꿰차 16강에 올랐다. 2차전까지 B조에서는 벨기에가 2연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핀란드와 러시아가 승점 3으로 뒤를 잇고 있었다. 덴마크는 2연패로 최하위에 머물러 벼랑 끝이었다.
그러나 이날 최종전에서 덴마크가 러시아를 잡고 핀란드는 벨기에에 0-2로 지면서 세 팀이 모두 승점 3으로 동률을 이루며 판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이들 팀 간 상대 전적도 1승 1패로 모두 같아 상대 골 득실까지 따진 결과 덴마크가 가장 높은 +1을 기록하며 극적으로 2위를 차지해 16강에 합류했고, 핀란드가 3위, 러시아가 최하위 4위가 됐다.
덴마크는 13일 핀란드와의 1차전 때 전반전 도중 간판 미드필더 에릭센이 심장마비로 쓰러지는 힘든 상황을 겪었다. 그라운드에서 심폐소생술까지 받은 에릭센이 병원으로 옮겨진 가운데 90여 분 중단됐다가 재개된 1차전에서 덴마크는 핀란드에 0-1로 졌다.
18일 벨기에와의 2차전에서도 1-2로 패해 덴마크는 16강에 진출하려면 최종전에서 다득점 승리는 물론 핀란드의 패배까지 따라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전반 38분 미켈 담스고르가 페널티 아크 쪽에서 때린 오른발 슛이 꽂히며 기선을 제압한 덴마크는 후반 14분 유수프 포울센이 한 골을 더 보태 기세를 이어갔다. 후반 25분 페널티킥으로 아르템 주바에게 만회 골을 내줬지만, 덴마크는 후반 34분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 37분 요아킴 멜레의 연속 골에 힘입어 대승을 완성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다른 B조 최종전에서는 이미 16강 한자리를 확보했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벨기에가 핀란드를 2-0으로 누르고 3전 전승 조 1위(승점 9)를 굳혔다. 덴마크에 간발의 차로 밀려 조 3위가 된 핀란드는 조별리그 종료 이후 각 조 3위 팀 간 성적 비교로 16강 진출을 타진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김기중 기자>